진공청소기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청소기의 `미세먼지 배출 차단성`이 제품 구입시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진공청소기를 잘못 사용하게 되면 청소기 연결부위나 공기 배출구로 미세먼지가 재배출돼 실내에 확산될 위험이 있다. 일정 기간 사용했던 기존 청소기를 다시 가동할 때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실제로 헤파필터가 달린 청소기를 돌리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2배로 증가한다.
이 때문에 청소기는 깨끗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지만 오히려 사용 공간의 미세먼지 농도를 크게 높인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초미세먼지먼지까지 막아라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청림아쿠아 등 청소기 업체들은 최근 미세먼지 배출을 차단하는 청소기를 주력 상품으로 전진 배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청소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을 99.999% 차단하는 `모션싱크` 청소기를 내놨다. 7단계 청정 클린 시스템을 탑재, 청소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을 막는다.
먼지를 잡아주는 싸이클론,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2차 싸이클론 멀티, 워셔블 엠보싱 필터와 4중 헤파(HEPA) 시스템으로 구성돼 철저하게 미세먼지 배출을 차단한다. 모션싱크는 독일 인증기관(SLG,Schubert Leiter Geratesicherheit)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한 것을 비롯, 영국알러지 협회(BAF), 한국 천식 알레르기 협회(KAF) 등에서 여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LG전자 `싸이킹` 청소기는 4중 헤파필터 기반으로 미세먼지 배출을 99.999% 차단해 독일 SLG로부터 미세먼지 배출차단 최고 등급을 받았다. 4중 헤파필터는 카보네이트가 적용된 H14급으로 항균과 탈취에 탁월하고, 0.3㎛(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mm)의 미세먼지를 99.999% 걸러준다.
청림아쿠아는 미세먼지가 아예 나오지 않는 `자연청소기`를 최근 출시했다. "물에 젖은 먼지는 날리지 않는다"는 원리를 이용,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까지 걸러주는 물필터 방식으로 알려졌다. 청소기 물통에서 강력한 물필터를 만들어 빨아들인 먼지가 물속에 가라앉게 만든다. 바닥에 쏟은 음료수 등 액체를 빨아들이는 물걸레 청소도 한다.
◇진공청소기, 끊임없이 진화하는 필터
청소기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진공청소기를 처음 만든 사람은 영국의 발명가 세실 부스(Cecil Booth)다. 미국 오하이오주 캔턴에서 빌딩 관리인으로 일한 그는 먼지로 인한 천식으로 오랫동안 고생해왔다. 그러던 1901년, 그는 의자에 먼지를 뿌린 뒤 앞에 손수건을 놓고 입으로 빨아들이는 실험을 했다. 공기가 희박한 곳으로 주변의 공기가 모이는 기압차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부스는 이를 이용해 최초의 진공청소기를 만들었다. 부스가 처음 만든 청소기는 마차에 펌프를 실은 형태다. 청소기를 돌리려면 여러 사람이 붙어 작업했다.
국내에선 1960년 처음으로 진공청소기가 생산됐다. 이때 널리 쓰였던 청소기는 공기를 먼지와 함께 빨아들여 먼지봉투에 먼지만을 모으는 `먼지봉투형` 청소기.
이후 1990년 먼지봉투가 없는 `싸이클론` 타입이 상용화됐다. 싸이클론 타입은 회전기류의 원심력에 의해 먼지통 아래쪽으로 먼지를 모으는 형식이다. 탈수기에서 물이 빠지는 것처럼 먼지를 깨끗한 공기와 분리해 모이게 한다.
기존 먼지봉투형은 봉투에 먼지가 많이 차게 되면 구멍이 막혀 흡입력이 약해지는 반면, 싸이클론 방식은 쌓인 먼지로 인해 구멍이 막히지 않아 강력한 흡입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통상 사이클론 방식의 청소기는 0.3㎛(마이크로미터, 혹은 미크론, 1㎛=0.001㎜)보다 큰 미세먼지입자만 처리할 수 있다.
최근엔 사이클론보다 더 강력한 물필터 방식의 제품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토네이도 원리를 채용했다. 강력한 회오리 물필터를 이용해 0.3㎛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도 빨아들인다.
언뜻 보면 단순한 진공청소기지만 1세기 이상 발전을 거듭해 온 진공청소기는 이제 더욱 향상된 흡입력, 더욱 강력한 미세먼지 처리, 선 없는 무선청소기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청소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도 각종 유해한 바이러스균과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으니, 진공청소기는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건강관리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