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이 5개월째 이어졌다. 감소폭이 지난 달보다 커져 5년 9개월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유가가 상승 추세고, 자동차·휴대폰 판매 확대가 예상돼 다음 달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한 424억달러, 수입은 15.3% 감소한 361억달러로 무역수지 6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유가 등 수출단가 하락, 세계교역 둔화 등 부정적 수출여건이 지속됐고 석가탄신일로 조업일수가 1일 감소했기 때문이다. 감소율 -10.9%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8월(-2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늘었지만 철강, 자동차, 선박 등 나머지는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는 LG전자 G4 북미시장 출시, 삼성전자 갤럭시S6 일본 수출 본격화 등으로 수출이 증가로 전환했다. 석유제품·석유화학은 시설보수와 단가하락으로 27억5000만달러 감소했지만 최근 수출단가는 상승 추세라는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수출이 4월 -2.7%를 기록한데 이어 5월 -7.1%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도 -3.3%를 보여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수출도 감소했지만 홍콩, 베트남 대상 수출은 호조세를 보여 수출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각각 3, 4위로 올라섰다.
수입은 주요 원자재 단가하락으로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최근 유가상승으로 감소폭이 완화되는 추세다. 자본재, 소비재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고 소비재도 올해들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교역 둔화도 원인이지만 저유가가 수출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석유제품·석유화학이 전년과 같은 단가를 유지했다면 수출은 6.8%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은 자동차 수출 증가와 석유제품·석유화학의 수출 감소폭 완화, 조업일수 증가(2.5일) 등으로 수출이 상당 수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다. 5월 자동차 수출이 감소한 것은 6월 신차 출시 기대심리 때문이며, 5월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 물량 감소 원인이었던 시설보수가 종료됐다는 설명이다.
권 실장은 “6월에는 수출 증감율 플러스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7월 이후에는 대부분 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0.5~1일 많아 5월까지의 부진했던 모습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다음 달 발표한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처럼 2~3년내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수 있는 품목을 발굴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료전지 등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니치마켓을 찾아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고, 글로벌 밸류체인을 분석해 부품업체 참여를 돕는다. 수출기업 산업 생태계를 개선하고,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손톱 밑 가시 뽑기를 추진한다. 거시 부문에서는 규제개혁을 바탕으로 원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