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유화사업 해외·인수 법인 실적 개선 ‘콧노래’

한화케미칼이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에서 실적 명예회복 칼을 빼들었다. 부진에 빠졌던 중국 닝보법인 영업이 되살아나고, 새로 인수한 한화토탈도 주력 제품가격 상승으로 호조를 띠면서 지난해 20여년 만에 맞은 연간 적자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무엇보다 그룹 차원 주력사업 자존심 회복 카드가 힘을 받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올해 주력사업인 유화부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1분기 유화사업에서 매출 9267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3분기(282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 닝보 PVC법인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닝보법인은 그동안 석탄카바이드 공법을 앞세운 중국 PVC업체 공세에 고전하며 매분기 80억~100억원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1분기 저가 에틸렌을 원료로 투입한 반면에 제품가격은 하락하지 않아 마진폭이 크게 개선되면서 흑자전환을 이뤘다. 최근 중국 내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석탄을 원료로 하는 PVC 생산이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경쟁력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4월 새 식구가 된 한화토탈도 영업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토탈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680억원, 9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45.7% 늘었다. 순이익은 60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주력 생산품인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것이 호실적 배경이다. 석유화학제품 가격 정보업체 플래츠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4월 둘째주 전주 대비 톤당 75달러 상승한 1300달러까지 상승했다. 유가 하락과 공급과잉 여파로 올 초 톤당 800달러대로 주저앉은 뒤 다시 올랐다. 평균 863달러를 기록한 올해 1월 가격과 비교하면 무려 50% 이상 상승했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같은 기간 526달러를 기록하면서 에틸렌과 가격 차이(스프레드)는 800달러 수준으로 벌어져 돌아오는 수익이 커졌다. 이 같은 상황은 2분기에도 진행 중이다.

한화토탈은 한화종합화학과 프랑스 토탈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한화그룹이 인수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 가운데 한화케미칼이 27.6%를 인수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 2분기 매출액은 2조313억원으로 작년 대비 4%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1044억원으로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PE·PVC 가격과 스프레드 상승으로 유화사업부 영업이익은 580억원 규모”라고 예상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유화사업에서 16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20여년 만에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분기별로는 2분기부터 내리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19억원에 달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