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는 과거 불룩한 상자 모양의 음극선관(CRT)에서 평면 디스플레이로 발전했다. 이제는 플렉시블·투명 디스플레이로 진화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가는 길을 여는 핵심 기술이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가 2일(현지시각) 미국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5’ 기조연설에서 디스플레이 산업 진화 과정과 OLED 시장 미래를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 15년에 걸쳐 CRT에서 액정표시장치(LCD)로 ‘상자에서 평면으로(Box to Flat)’ 변화했다. 강 전무는 디스플레이 역사상 가장 큰 진화라고 규정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다.
강 전무는 “평면 패널 시장에서 LCD가 PDP보다 주류로 등극하게 될지 예측하지 못했다”며 “플렉시블 패널 시대에도 어떤 기술이 주류가 될지 현 단계에선 확답하기 힘들지만 OLED가 가장 앞선 기술이라는 데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OLED는 자발광이라는 특성으로 어떤 각도에서도 색 바램 없이 동일한 화면을 제공해 플렉시블이나 투명 디스플레이에서도 우수한 화질을 표현할 수 있다.
강 전무는 LCD 패널이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좁은 시야각 △대면적 한계 △낮은 성능 등 도전 과제가 많았다는 것. 하지만 10여년 만에 기술 한계를 대부분 극복했다.
OLED 역시 LCD 초기 모습과 같이 진화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는 곡률반경을 최소화하기 위해 패널 두께를 더 줄여야 하고, 신뢰성 향상을 위해 편광판·봉지기술 등에 새로운 부품·소재를 찾아야 한다.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유리 기판 투명도를 높여야 한다.
아직 태동기에 불과한 OLED는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기 위해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전무는 “OLED는 기존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영역과의 융합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윈도나 미러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선 초기 단계부터 건축이나 인테리어 업체 등과 기술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OLED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면서 더 빨리, 더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SID 행사 기간에 초고화질(UHD) 55·65·77인치 OLED TV를 포함해 12.3인치 차량용 플라스틱 OLED 등을 대거 전시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