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기재부 차관 “메르스가 경제에 미칠 영향 점검하고 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수출 부진과 저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메르스가 내수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책 변화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발전전략’ 세미나에서 “메르스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관계 부처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기관이 합동 대응하고 있다”며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이 추경 등에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는 일단 사태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메르스가 확산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도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추경 편성 요구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 간담회에서 성장세 회복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추경 논의가 가열됐다. 정부는 상반기 경기 흐름을 지켜보고 추경 편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부 신뢰도 제고 방안으로 국민이 초기 단계부터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표자로 참석한 조병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추진 정책의 시민 호응이 떨어지며 실효성이 낮아지는 등 정부신뢰 하락 추세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신뢰 제고를 위해서는 협치와 소통이 핵심”이라며 “시민이 정책 설계 초기단계부터 지속 참여하는 독일의 ‘시민대화’ 등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국민참여 정책입안시스템 제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일 동국대 교수는 ‘한국경제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경제운용 시스템의 재정립’을,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기업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중장기전략위원회는 주요 경제 분야 문제 인식과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해 연말 중장기 경제발전전략을 발표할 계획으로,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