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손정의 회장 소프트뱅크에서 10억달러(1조 1000억원) 투자유치

김범석 쿠팡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소셜커머스 쿠팡에 1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쿠팡(대표 김범석)은 소프트뱅크에서 10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3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5월 미국 세쿼이어캐피탈 1억달러, 11월 미국 블랙록 3억달러 투자에 이어 이번 소프트뱅크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1년 동안 총 14억달러(약 1조5500억원) 투자를 받았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대규모 투자다. 쿠팡은 제2의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e커머스 업체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 한해 글로벌 벤처 단일 투자유치금액 기업 순위로만 보면 우버, 샤오미에 이어 세 번째 규모”라고 밝혔다.

투자 방식은 신주 발행을 활용한 증자에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형태다. 이번 투자 결정 과정에서 소프트뱅크가 평가한 쿠팡 기업 가치는 5조5000억원으로 전해졌다. 현재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 시가총액과 비교해 전체 3위에 해당한다.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에도 김범석 대표가 회사 대주주 자격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판 아마존’을 노리는 쿠팡은 물류 거점 확보에서 배송까지 갖춘 자사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국 단위 물류센터 구축·배송 전담직원 쿠팡맨 자체배송 시스템 완성 △판매 대행과 상품 매입으로 판매부터 배송까지 직접 책임지는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 실현 △거래액 중 최대 81%, 평균 75%로 높은 모바일 거래 비중을 달성하는 등 국내 독보적 모바일 커머스 리더십 등을 꼽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소프트뱅크는 전 세계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각 영역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혁신적 사업가를 지원한다”며 “우리는 쿠팡이 이커머스를 더욱 혁신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온라인 쇼핑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차세대 e커머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고 이를 리딩해 나갈 수 있도록 재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거의 모든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직접 매입·판매하는 상품 수를 확대하고 직접배송 서비스를 구현하는 등 글로벌 e커머스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쿠팡은 현재 운영 중인 실리콘밸리 등 해외 R&D센터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외 개발 인력을 채용해 모바일 플랫폼과 기술력을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16년 완공을 목표로 e커머스 국내 최대 규모인 9만9173㎡ 인천물류센터를 신축한다. 현재 8개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한다. 인프라 운영을 위한 물류IT 시스템 투자로 직접 배송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00년에는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14년 만에 700억달러로 불리는 ‘대박’을 낸 바 있다. 손 회장 투자를 받은 알리바바는 지금 시가총액 2000억달러가 넘어 구글에 이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투자 귀재로 불리는 손 회장이 쿠팡에 투자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건”이라며 “쿠팡이 국내 다른 소셜커머스와의 경쟁을 넘어 오픈마켓, 글로벌 쇼핑몰과 견줄 e커머스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인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쿠팡, 손정의 회장 소프트뱅크에서 10억달러(1조 1000억원) 투자유치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