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임원 회의에서 “긴장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수입차 공세 강화와 엔저 등 대내외 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회사가 손 쓸 길이 없는 외부 환경을 견뎌내는 것이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 그룹 내외부에서는 최근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판단까지 나왔다.
정 회장이 연일 주문 강도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재 대외 상황은 개별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스스로 헤쳐나갈 수 밖에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긴장감을 가져아 한다”고 말했다. 또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줄 것”을 주문했다.
최근 엔저와 유로화 약세, 신흥시장 화폐가치 급락 등 모든 대외 환경은 현대·기아차에 유독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본, 유럽 자동차업체는 환율을 업고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신흥국에서 양적으로 성장해온 현대·기아차는 차를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면 판매량은 유지해야 해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내수 역시 수입차 공세에 밀려 판매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