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꾸는 크기만큼 이뤄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신입사원부터 경영진, 저까지 모두가 ‘세계적인 소재·부품 회사’라는 꿈을 공유하고 실현해 나간다면 반드시 달성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조돈엽 해성디에스 사장은 작지만 기술력이 강한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키워나가는 게 목표다. 그는 회사 매출을 올려 외형을 키우기보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춰 작지만 내실 있는 회사로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성과는 회사 모든 구성원과 공유한다는 게 전제다. 삼성테크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지내다 CEO를 처음 맡은 ‘초보 사장님’이지만 회사의 방향성과 비전은 확고했다.
해성디에스는 지난해 5월 삼성테크윈 반도체 부품사업에서 분리돼 해성 그룹에 흡수되면서 만들어졌다. 리드프레임과 볼그리드어레이(BGA) 분야 세계 유일 롤투롤 생산기술을 갖추고 있다. 최근 대면적 그래핀 양산도 성공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삼성테크윈서 분사 이후 8개월 만에 매출 17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3000억원이 목표다. 설립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미 매출 규모는 안정권에 들어섰다.
조 대표는 “삼성을 떠난다는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도 450명 임직원이 새로운 회사에 동참했고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 안정됐다”며 “회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작은 일에도 같이 고민하는 등 지난 1년간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립의 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삼성’이라는 타이틀이 빠지면서 고객 이탈 현상이 가속됐다. 경쟁사도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렸다. 조 대표는 기존 모든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 재무 현황과 투자 확대 계획 등을 설명했다.
조 대표는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증설 투자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이탈 고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고객과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회사 설립 이후 일주일에 3일 이상 창원사업장으로 출근한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확신하며 영업·개발·생산현장을 찾아다닌다.
또 하나 그가 강조하는 것은 ‘주인 의식’이다. 매달 회사 재무 상태와 사업 실적, 성과를 임직원과 공유한다. 해성디에스 지분 40%는 임직원이 보유하고 있다. ‘투명경영’을 통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다.
조 대표는 “긴 끈을 가진 상사일수록 부하를 재는 경향이 있는 데 그 끈을 부족한 부하의 끈에 보탠다면 더 강한 조직으로 만들 수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한발 한발 전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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