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TM·스팸의 먹이사슬

[프리즘]TM·스팸의 먹이사슬

최근 모 콜센터 관계자의 하소연을 들었다. 전자신문이 스팸전화검색 서비스업체와 진행하는 ‘대한민국 TM 실태보고서’ 연재와 관련된 사연이다. 해당 기사는 해당업체가 빅데이터 분석으로 얻은 자료를 기반으로 해 금융사 텔레마케팅(TM), 스팸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는 시리즈다.

필요 이상의 TM이나 스팸으로 소비자가 받을 고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당연히 어느 은행이나 카드사 TM과 스팸 발송이 많은지 데이터가 공개됐다. 무분별한 TM·스팸에 대한 주의 환기라는 기사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된 듯하다. 하지만 그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전자신문의 해당 기사 여파인지 금융감독원이 스팸·TM을 많이 발생한 금융사를 상대로 일종의 경고(?)를 내린 것이다. 이 경고 메시지는 무게를 더해 다시 콜센터를 전담 운영하는 업체로 전해졌다.

금감원 경고가 어느 정도로 이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콜센터업체에 전달된 수준이 얼마만큼 증폭, 전달됐는지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갑-을-병’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하단에 위치한 콜센터업체 고충이 이해가 된다.

모든 세상일에는 명과 암이 존재한다. 콜센터산업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입장에서 무분별한 TM과 스팸은 공해일 수 있지만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채널(콜센터, 홈페이지, 이메일, SNS, 모바일앱)의 편리성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금융당국은 문제가 생기면 칼을 들이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접수되는 TM 민원이 상식을 벗어난 민원인지에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칼은 본원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 흉기가 될 수도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