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중국 의료기기 시장 수출 빗장 해소에 두 팔을 걷었다. 현지 의료기기 인·허가를 총괄하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 및 CFDA 지정 국가급시험소 10곳과 협력을 추진한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 의료기기 시장에 우리 기업이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원복 KTL 원장은 지난달 베이징과 톈진, 산둥성, 상하이에 있는 CFDA 국가급시험소를 차례로 방문하고 이 중 산둥성 시험소와 의료기기 시험·검사 분야 기술교류와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시험소와도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으며 향후 10개 시험소와 차례로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2013년 기준 161억달러(약 17조8000억원)로 세계 4위 규모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고급 의료 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고 중소규모 2선, 3선 도시에서도 의료기반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평균 15.3% 고속 성장을 꾸준히 유지할 전망이다.
고주파 의료기기 관세(4%) 철폐가 한중 FTA에 포함돼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지만 인·허가 절차가 복잡해 수출이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국내 시험성적서를 인정하지 않아 제품 샘플을 반드시 현지 지정 시험소로 송부, 시험을 실시하고 기술문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각 성별로 설치된 10개 시험소 인증 조건과 환경도 조금씩 차이가 있어 특히 어려움이 크다. 많은 비용과 행정적 시간 소요, 시험 지연 등이 발생한다.
KTL은 기술 인력 교류로 공동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국내 테스트 결과를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샘플을 중국으로 보내지 않고도 중국에서 파견한 검사 전문 인력이 국내에서 시험을 진행하면 관련 소요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KTL을 찾은 지아오 홍 CFDA 부국장(차관급) 역시 상호 협력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 시험소 등과 형성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 대상 중국 의료기기 제도 관련 국내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시험·검사제도는 각 국가급시험소에서, 기술문서 심사제도는 중국의료기기기술심사센터(CMDE)에서, 의료기기등록절차는 CFDA에서 강사를 초청해 제도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원복 KTL 원장은 “어느 나라나 의료기기 관련 규제가 엄격하지만 특히 중국은 허가 받기 가장 어려운 곳 중 하나”라며 “중국 현지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을 추진해 국내 의료기기 중소 제조업체가 보다 효율적이고 편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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