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트너는 ‘영향력 있는 에너지와 설비 산업 상위 10대 기술 동향’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사물인터넷(IoT)의 요소 기술인 센서와 통신이 포함돼 있었으며 진화된 계측 및 검침 인프라도 포함돼 있었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그리드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고객 중심으로 전력 계통 내 설비 사이에 양방향 통신으로 에너지 전송을 관리할 수 있다.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 시스템을 목표로 전력계통 안정성, 수요 감시 및 평가를 통한 전력 계통 최적화를 위해 많은 센서가 필요하다.
향후 스마트그리드는 오늘날 수집되는 데이터의 100배가량 되는 데이터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필요한 센서는 그 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전력 분야에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위해 IoT와 빅데이터 기술 중요성이 증대되고, 시장에 기대도 큰 이유다.
우리나라 전력계통은 이미 다양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실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정적인 배전선로 관리를 위한 배전자동화시스템(DAS)과 고객 전력 사용량 수집을 위한 원격 검침 시스템(AMI)은 이미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다수의 시스템과 이를 구성하는 단말장치, 계량기에는 IoT 핵심인 센서 기술이 적용돼 있고 현장 전력계통 관리에 활용 중이다.
하지만 지금 수준을 전력과 IoT 융합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대부분 전력설비는 전국적으로 산재돼 주기적인 현장 점검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전력 설비 고장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경험에 의존한 설비 관리로 업무 정확성이 낮은 문제가 있다.
IoT가 문제 해법이 될 수 있다. IoT 기술은 전력설비 불안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비상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고, 지능형 설비 이력관리로 설비관리 효율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계통에는 자가 통신망이 구축·운영되고 있어 IoT 적용을 위한 센서 통신망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다. 여기에 스마트그리드처럼 기존 전력 분야 R&D 기술에 센서 기술 활용도가 높아 전력분야 IoT 서비스 개발을 위한 다양한 경험도 축적돼 있다.
현 단계에서 전력 분야 IoT 적용은 그 가능성을 파악하는 시작품 위주 연구가 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설비 장치 지능화를 통한 전력계통 관리는 전력 분야 기술 개발 큰 흐름인 만큼 미래에는 기존 전력 분야 정보통신 시스템들과 연계한 사물인터넷 서비스 개발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보안관련 연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물인터넷 융합 미래로 국가 기간설비인 전력계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복잡한 전력계통 내 설비 보안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표준화 연구가 함께 진행돼야 것이다. 전력과 사물인터넷 신개념 서비스도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김동욱 한전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dongwook@kep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