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 업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상위 저축은행 대형화와 달리 일부 지방 저축은행은 영업 불황으로 자산규모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에 본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 지난해 말 총 자산은 1조1937억원으로 2010년에 비해 절반(47.2%)가량 감소했다.
반면에 저축은행 업계1위 SBI저축은행 총 자산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3조8173억원이다. 지난 2013년 현대스위스, 현대스위스2 저축은행 경영권을 인수한 후 2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하며 안정적인 영업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지역 저축은행 관계자 “전남, 광주 지역 저축은행 총 자산을 다 합쳐도 SBI저축은행 10분의 3도 안 된다”며 “이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을 겪은 이후 일부 저축은행 대형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반면에 영업력을 잃은 지방 저축은행은 자산규모가 줄고 있는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지점설치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형 저축은행 광주, 전남 지역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지역 대부업과 지방은행, 상호금융과도 경쟁을 하고 있어 안정적 영업기반을 찾기 더 어려워진 지방 저축은행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해당 지역 금융 발전이 궤를 같이하는 한 호남지역 저축은행 부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지역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체가 많은 대구나 부산 지역에서는 대출 건도 많고 빚내서 투자할 만한 사업도 여럿 있지만 지역 경제가 많이 침체된 광주, 전남지역에서는 여신거래처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여수 엑스포 이후 이렇다 할 지역 경제 사업을 꼽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는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 금융사를 위한 특별 혜택이나 제도 개선은 없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영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지역 저축은행 불황은 구조적인 문제와 결부돼 있어 특별 대책을 내놓기는 무리지만 지속적으로 중앙회와 업계 경영진을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듣고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