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이온을 발생시켜 주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이오나이저 모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제균에 효과가 입증된 만큼 같은 계열인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도 실질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오나이저 모듈은 전극에 형성된 플라즈마 방전계가 전극 표면 물 분자를 ‘활성 수소 이온’과 ‘산소이온’으로 분리시키는 원리로 이온을 발생시킨다. 두 이온은 반응성이 높은 OH라디칼 등을 형성하는 데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OH라디칼이 공기 중 바이러스로부터 세포막의 수소이온을 빼앗아 기능을 상실시키는 것이다.
수소 분자와 반응한 OH라디칼이 쉽게 물로 환원되기 때문에 개방된 공간에서는 제한적인 성능을 보이지만 실내에서 에어컨, 선풍기 등과 함께 사용하면 제균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도 최근 발표한 ‘중동호흡기증후군 요양병원 행동지침’에 환자밀집 공간 내 이온공기청정기 운영을 포함시켰다.
SPI이온 발생 모듈은 일부 삼성전자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모델에 적용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LG전자도 독자기술인 ‘나노플라즈마이온(NPI)’ 살균 시스템을 제품에 채용했으며 샤프 플라스마 클러스터 이온공기청정기, 아이엠헬스케어 휴대용 이온발생 모듈 ‘닥터.USB’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아이엠헬스케어 관계자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 비과학적 예방법이 퍼지면서 오히려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시험인증 기관에서 성능을 검증받은 이오나이저 모듈이 메르스 확산을 막는데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