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승용차 나오나…2017년 여성운전자 상해도 별도 평가

앞으로 ‘여성을 위한 차’가 더 높은 대접을 받는다. 정부가 신차안전도평가(K-NCAP) 차량 충돌 평가 시 여성 운전자 상해 정도를 별도 평가하기로 했다. 여성 운전면허 취득률이 높아지고, 사고 시 중상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 배경이다.

7일 자동차 업계와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17년 K-NCAP부터 여성운전자 상해 정도를 별도 평가한다. 평가방식은 완전정면충돌로 결정했다. K-NCAP는 사고예방안전성, 충돌안전성 등을 포함한 총 9개 항목으로 매년 실시된다. 충돌 평가는 사고 유형에 따라 완전정면충돌, 부분정면충돌, 측면충돌, 기둥측면충돌로 나뉜다.

여성운전자 더미 셋팅(출처 : 교통안전공단)
여성운전자 더미 셋팅(출처 : 교통안전공단)

공단은 이 중 완전정면충돌 평가 시 운전석에 여성 인체모형(더미)을 탑승시킬 계획이다. 2013년부터 이 평가에서 조수석에 여성 더미를 탑승시키고 있지만, 나머지 평가에서는 모두 남성 더미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 승객’ 대상 안전도 평가는 있었지만 ‘여성 운전자’ 대상 평가는 없었던 셈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앞으로 ‘여성 운전자에게 안전한 차’를 만들어야 K-NCAP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여성 더미는 남성 더미와 신체 크기가 다르고, 착좌 및 운전 자세도 달라 대비가 필요하다. 공단은 운전석뿐만 아니라 뒷좌석에까지 여성 더미를 탑승시키는 방안도 검토한다.

공단 조사 결과 전체 교통사고 중 여성운전자 사고 비율이 증가 추세고 중상률도 높았다. 여성운전자 사고 비율은 2007년 15.3%에서 2013년 17.3%까지 올라갔다.

2011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국내 병원과 합동으로 교통사고 사례를 조사한 결과 정면충돌 사고 시 여성운전자 중상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상해등급(MAIS:Maximum Abbreviated Injury Scale) 2에는 남성 운전자 63.3%, 여성 운전자 43.8%가 포함됐지만, 중상으로 분류되는 MAIS 3에는 여성 비율이 17.0%로 남성(10.8%)보다 높았다.

공단이 국내 시판 중인 세단 및 SUV 차종으로 수행한 실차 테스트에서도 완전정면충돌 사고에 여성 운전자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우리보다 빨리 여성 운전자 안전 대책을 세우고 있다. 유럽 신차안전도평가(유로-NCAP)에는 올해부터 여성 운전자 안전도 평가가 포함된다. 완전정면충돌 시험 시 여성 더미를 운전석, 전방 조수석 및 뒷좌석에 탑재해 시속 50㎞로 충돌시킨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실제 사고 사례와 자체 충돌 테스트 결과를 모두 살펴본 결과 완전정면충돌에서 여성운전자 상해, 중상률이 가장 높았다”며 “국내 제조사와 협의를 거쳐 완전정면충돌 방식으로 여성운전자 안전도를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교통사고 건수 및 여성운전자 사고 비율(자료 : 교통안전공단)〉

〈남성 및 여성 운전자 상해등급(MAIS) 비교(자료 : 교통안전공단)〉

여성 전용 승용차 나오나…2017년 여성운전자 상해도 별도 평가

여성 전용 승용차 나오나…2017년 여성운전자 상해도 별도 평가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