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접착물질 이용 탄소나노튜브 물성 개선, 이해신 KAIST 교수팀

홍합이 분비하는 접착 물질 성분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CNT)의 기계·전기적 특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팀(이하 이 교수팀)은 실 형태의 탄소나노튜브에 홍합 접착물질 성분인 폴리도파민(PDA)을 섞어 1000℃의 고온으로 굽는(열분해) 방법으로 탄소나노튜브의 기계적 강도와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3일자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탄소나노튜브는 강철보다 강도가 높고 전도성이 뛰어나지만 이를 섬유나 머리카락같이 실형태로 뽑으면 전기적, 기계적 물성이 현저히 떨어져 실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탄소나노튜브 섬유의 기계적 물성 향상을 위해 고분자 합성 연구를 진행했지만 고분자의 절연성질 때문에 다시 전기전도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반대로 전기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전도성 고분자를 합성하면 전기적 물성은 좋아지지만 기계적 성질이 떨어졌다.

이 교수팀은 홍합이 분비하는 접착 물질을 모사해 PDA를 만들고, PDA를 탄소나노튜브 섬유에 넣어 1000℃의 높은 열로 2시간 동안 열분해 과정을 거쳐 기계적 강도와 전기전도도가 모두 향상된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탄소나노튜브 섬유(py-PDA-CNT)는 기존 탄소나노튜브보다 기계적 강도는 4배, 전기전도도는 6.3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PDA를 단순 전도성 물질로 바꾼 것이 아니라 PDA의 접착성을 유지해 탄소나노튜브 섬유의 기계적 특성과 전기적 특성을 함께 높인 것”이라며 “탄소나노튜브 상용화에 걸림돌이 돼온 가공 과정의 물성 저하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 성과”라 말했다.

대전=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