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22년...`냉정한 현실인식과 과감한 변화의 결단 필요`

‘현재 위상과 과거 방식에 안주하지 말자. 22년 전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그룹이 8일 ‘신경영 22주년’을 맞아 신경영 정신 재무장을 촉구하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쾌유를 기원하는 특집 방송을 전 계열사에 내보냈다.

삼성 신경영 22년...`냉정한 현실인식과 과감한 변화의 결단 필요`

삼성 사내방송인 SBC는 이날 오전 8시부터 15분동안 ‘새로운 도전의 길, 신경영을 다시 읽다’라는 제목의 특집방송을 송출했다.

삼성은 22년 전 시작했던 신경영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영이 ‘양(量)’ 중심에서 ‘질(質)’ 중심의 사고방식 변화를 유도했고, 생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발전시키는 과감한 도전이자 혁신이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삼성이 신경영으로 글로벌 일류기업 기반을 다져나간 것은 신경영이 일회성 혁신이 아니라 위기의식과 혁신을 지속하는 원천이라는 내부 분석도 덧붙였다.

특집방송에서 삼성은 지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그 도전은 신경영으로 모든 것을 바꿨던 그 때처럼 냉정한 현실 인식과 과감한 변화 결단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영 당시 국제화 파도가 몰려온 것처럼 지금은 글로벌 기업의 국경없는 경쟁과 모바일 혁명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삼성은 22년 전 시작한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며 1993년 신경영 혁신 대장정을 이끌어 온 이 회장의 쾌유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내용도 방송에 포함시켰다.

삼성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인 ‘싱글’ 로그인 화면에도 이 회장 사진과 함께 ‘변화라고 100% 변하라는 것이 아니다. 변할 만큼만 변해서 변한 것만큼 움직이자. 그러나 방향은 하나다’라는 신경영 당시 문구를 발취해 내보냈다.

삼성 신경영은 지난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주제로 새로운 경영원칙을 선언한 것에서 시작됐다. 같은 해 8월 4일 도쿄 회의를 마지막으로 68일 ‘신경영 대장정’을 마무리할 때까지 이 회장은 1800여명과 350시간 넘게 대화했고, 사장단과 800시간에 걸쳐 토의하는 등 삼성 근본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자 했다.

신경영 당시인 지난 1993년과 비교, 삼성그룹 매출은 29조원에서 380조원으로 뛰었다. 시가총액도 7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40조원으로 급증했다. 삼성 임직원 수는 당시 14만명에서 42만명으로 늘었다.

삼성 혁신 출발점이 된 ‘신경영’과 관련해서는 국내외 기업·연구소와 대학에서 여전히 수 많은 연구논문 발표와 포럼·강연이 이어지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