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동응답전화(ARS) 서비스를 이용할 때 상담원과 연결되기까지 평균 72초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가 은행 ARS를 이용하는 데 연간 300억원이 넘는 전화요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와 금융소비자연맹(대표 조연행)은 ‘은행 고객센터 ARS 서비스’ 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한 결과 은행 ARS 서비스에 소비자 접근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상담원과 연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72초였으며 소비자 용무를 확인하기 위해 제시되는 메뉴(용건확인) 수는 평균 9.7개에 달했다.
상담원과 연결을 위해 ‘0번을 누르세요’는 모든 은행이 맨 마지막에 배치해 두는 등 용건 확인에 걸리는 시간이 연결 대기 전체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또 ‘연결 전 소요시간’을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49초) △한국씨티은행(58초) △우체국(60초) 순으로 짧았다. 연결 전 소요시간이 가장 긴 우리은행은 1분 49초나 걸렸다.
상담원과 간단한 상품(정기적금과 거치식예금) 설명에 필요한 시간은 평균 209초(3분29초)였다. 현재 은행은 수신자부담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모든 전화요금은 소비자 부담이며 1통화 평균 부담요금(휴대폰기준)은 376원이다. ARS 통화량을 고려할 때 연간 최소 306억원의 전화요금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은 은행이 전화요금을 부담할 뿐 아니라 음성인식, 번호 세분화 등으로 소비자를 돕고 있다. 소비자 편익과 비용 절감을 위한 은행 노력이 시급하다.
박승표 컨슈머인사이트 부장은 “ARS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제일 원하는 건 ‘빠른 연결’”이라며 “반복적인 대기음악, 신규서비스 안내 등으로 연결을 지연시켜 오히려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총 12개 은행(규모 고려해 부산, 대구은행 포함)에 60회씩 전문평가원이 전화해 단계별 절차와 소요시간을 측정했다. 이 평가는 ‘소요시간 측정’ ‘상담원 평가’ ‘종합 평가’ 3개 영역으로 구분했다.
김일환기자 ih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