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앞둔 세미콘라이트에 국내외 글로벌 발광다이오드(LED) 업체가 대거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로 대다수 국내 LED 업체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세미콘라이트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택한 ‘하이브리드 해외 아웃소싱 생산’ 전략이 주효했다.
세미콘라이트는 오는 25일 코스닥 시장 상장이 예정된 가운데 국내외 LED 업체 7개로 법인 주주를 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중국 2위 LED 칩 제조업체 화찬세미텍, 대만 1위 칩제조업체 에피스타, 대만 2위 LED 패키지 업체 UOT가 해외 주주로 참가했다. 국내는 루멘스, 희성전자, 이오테크닉스, 후멘스홀딩스가 참여했다.
세미콘라이트는 플립칩을 주로 생산하는 LED 칩 제조업체다. 플립칩은 기존 수평형 LED칩 구조를 뒤집어 전극층을 아래로 향하게 한 것으로, 와이어 본딩 없이 곧바로 PCB 기판에 연결할 수 있다. 칩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반사 물질로 은(Ag)을 사용하지 않고 옥사이드 계열 소재를 사용해 반사 효율을 98%로 끌어올렸다. 관련 국내외 특허 등록 수만도 9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TV 제조업체에서 백라이트유닛(BLU)에 플립칩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TV용 BLU에 10개의 수평형 LED 칩이 필요했다면 플립칩은 5~6개로 대체 가능하다.
회사는 불과 3년 만에 글로벌 강소 LED 칩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8%를 기록했고, 올해 목표 매출은 650억원 이상이다.
세미콘라이트는 칩을 만들기 위한 원재료인 에피를 글로벌 업체로부터 소싱하고, 전공정 가운데 일부 포토·식각 공정 등도 대만 에피스타와의 합작법인 SF라이트에 맡겼다. 값비싼 유기화학금속증착장비(MOCVD) 장비는 자체 운영하지 않는다.
박은현 대표는 “플립칩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후공정은 직접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주 생산해 투자비용을 최소화했다”며 “월 2억개 LED 플립칩을 생산할 수 있으며 올해 생산능력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차기 주력으로 초소형 ‘칩스케일패키지(CSP)’ 제품과 자외선 LED 제품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CSP는 방열 특성이 우수해 현재 미국 한 데이터센터에 대거 적용돼 양산 검증을 거치고 있다.
박 대표는 “동종 업계에서 우리 회사 원천기술을 인정하고 투자를 해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빠른 시일 내 글로벌 LED 칩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