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완제품 시장에 나란히 뛰어들었다. ESS를 구성하는 핵심이 배터리인 만큼 경쟁력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이어 가정용 ESS까지 우리 기업 주도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은 9일 가정용 ESS ‘RESU6.4 EX(6.4㎾h급)’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이날 인버터 내장형 가정용 ESS(8㎾h급)를 선보인다고 동시 발표했다.


우리나라 양대 배터리업체가 각기 자사 브랜드를 달고 ESS 완제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두 회사 모두 가정용 ‘태양광+ESS’ 시장을 직접 공략할 계획이다.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가정에서 생산한 전기를 전력망에 전달하지 않고 자체 활용하는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전시회 ‘인터솔라2015’에 나란히 제품을 첫 공개한다.
이들 제품은 가정용 태양광 설비와 연결한다는 점에 같지만, 소비자 요구에 따라 차별화했다. 삼성SDI는 가정용 태양광 패널에 연결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인버터를 내장한 ‘올 인원’ ESS에 포인트를 뒀고, LG화학은 개별 태양광 설비를 고려해 인버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양사는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콤팩트한 구성과 확장성을 높였다. LG화학 ESS는 기본 배터리 용량 6.4㎾h로, 3.2㎾h급 두 개를 추가로 연결하면 최대 12.8㎾h까지 손쉽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삼성SDI 역시 소비자가 원하면 설치 후 언제라도 10.8kWh까지 늘릴 수 있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 일반가정(4인 기준) 하루 전력 사용량이 10~15㎾h인 것을 감안한 전략이다.
삼성SDI ESS는 인버터 내장형이면서도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부피를 30% 이상 줄였다. LG화학 ESS도 동급 용량 제품보다 부피(40.6×16.5×66.4㎝)를 4분의 1가량으로 줄였고, 무게는 절반에 불과하다. 가정 내 설치가 자유롭도록 가전제품화시킨 것이 돋보인다.
두 회사는 유통·가전업체와 협력해 시장에 파고들 계획이다. LG화학은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바이봐(BaywaR.E·독일)와 솔라쥬스(Solar Juice·호주) 등 유통업체와 협력 중이다. 삼성SDI도 독일, 영국 가전시장부터 공략한 후 오스트리아 등으로 판매국을 늘려갈 계획이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북미에 이어 유럽, 호주 등 글로벌 가정용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 모든 지역에 LG화학 제품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찬 삼성SDI ESS사업팀장은 “올인원 신제품 출시로 유럽시장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혁신제품을 출시해 가정용 ESS뿐 아니라 전체 ESS시장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는 글로벌 가정용 ESS 시장이 올해 약 43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가정용 ESS 시장은 올해 약 47㎿h 규모에서 2020년 844㎿h로 연평균 80%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