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창조경제 R&D·사업화 현장을 찾아서 <2>넷커스터마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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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북한과 인접한 경기 서북부에서 GPS 전파 교란이 발생했다. 당시 이동통신 기지국이 큰 피해를 입었다. 항공기 106대에서도 GPS 시스템 전파장애가 나타났다. 해군함정 세 척을 포함한 선박 10척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

ETRI 연구원들과 넷커스터마이즈 직원들이 도라산 전망대에 GPS 혼신원 감시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ETRI 연구원들과 넷커스터마이즈 직원들이 도라산 전망대에 GPS 혼신원 감시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김재훈 ETRI 위성항법연구실장은 “당시 피해 규모가 2010년 발생한 전파교란 때와 비교해 7배 이상이나 됐다”며 “2011년 혼신세기가 엄청나게 세, 강원도 일부까지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파교란은 GPS L1(1575.42㎒)과 L2C(1227.60㎒) 주파수 대역에서 발생했다.

정부가 즉각 반응했다. GPS 연구는 ETRI 연구원이 참여했다.

ETRI는 1년 반에 걸쳐 전파교란을 일으키는 혼신원 검출 및 방향파악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이듬해 넷커스터마이즈(대표 안명수)에 이전했다.

넷커스터마이즈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혼신원 감시시스템을 만들어 해양수산부에 4기, 미래창조과학부에 5기, 공군에 2기를 납품하는 개가를 올렸다. 경쟁업체가 두세 곳 있기는 하지만 혼신원 감시시스템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갖게 됐다. ETRI에서 원천기술을 모두 이전받고, 상용화 현장지원까지 받은 덕이다.

안명수 사장은 “혼신원 감시시스템을 산꼭대기에 설치해야 하는데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겨울 휴전선 인근 대성산 정상까지 장비를 들고 올라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연구원이 한마디 불평 없이 도와줘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넷커스터마이즈는 이 기술로 국방산업에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국방모델링 시뮬레이션 SW로 시작해서 위성통신 장비를 ETRI에서 기술이전받아 상용화했다. 나중엔 GPS혼신 감시시스템까지 이전받았다.

이 기술로 넷커스터마이즈가 올린 매출만 2012년 이후 10억원이 넘는다.

넷커스터마이즈는 따로 연구소를 운영하지 않는다, 연구원 2000명을 보유한 ETRI가 넷커스터마이즈 연구소인 셈이다.

넷커스터마이즈는 올해 40억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직원은 2000년 창업초기 5명에서 8배 증가한 40명이다. 지난해 말엔 한국기계연구원 본원 인근에 2층짜리 건물도 올렸다.

지난 2000년 설립한 넷커스터마이즈는 기술 집약형 방산 벤처기업이다. 하드웨어 로직 및 FPGA, 시스템 소프트웨어, 응용 소프트웨어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방산업체 L사와 방해전파를 쏘는 GPS 재밍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항공안전 관련해서는 공군과 GPS 교란 신호원을 찾는 혼신원 감시시스템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넷커스터마이즈 성공요인은 ETRI 상용화 현장지원 프로그램에 있다.

ETRI가 이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이 흘렀다. 초기 66개 기업에 연구원 101명이 파견 나갔으나 지난해엔 294곳에 764명이 파견 나가 지원했다.

지원받은 기업 평균 제품개발기간은 4.69개월이 단축됐다. 비용은 평균 1억3900만원을 절감했다. 향후 5년간 평균 51억원 이상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TRI가 현장지원 대표 성공케이스로 꼽은 기업이 넷커스터마이즈 외에 15곳 정도 된다.

에이알텍(대표 이성민)은 광모듈 시장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최근 WIS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네크워크로 성장하기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해 큰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ETRI에서 광이더넷 기술을 이전받았다. 기존 10기가 데이터를 10㎞보내던 것을 100기가, 80㎞까지 혁신적으로 늘린 기술을 상용화했다.

기술이전 및 현장지원은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한 광전송연구실 이준기 책임연구원과 강세경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하버맥스(대표 강희욱)는 육지에서 해상 100㎞까지 최소 1Mbps 이상으로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멀티홉 릴레이 기반 해상 광대역 통신기술을 개발했다.

이외에 욱성미디어는 미디어패킷 손실 복구기술 현장지원을 받았다.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는 Ka대역 위성단말용 도파관형태 급전부품 설계기술, 실리콘웍스는 BLDC 모터용 모터구동회로기술, 케이쓰리아이는 증강현실기반 흥미체험형 스마트 전시 앱 기술, 보이스웨어는 콜센터용 한국어음성인식기술 등을 이전 및 현장 지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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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