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년 6월 전기차 전용모델 양산 돌입…PHEV도 플랫폼 공유

현대자동차가 내년 하반기 일충전 주행거리와 효율을 크게 높인 전기차 전용 모델을 양산한다. 같은 플랫폼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도 양산해 중형에서 준중형으로 PHEV 제품군도 확장한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2위 도전을 선언한 ‘비전 2020’이 본격화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개발명 AE) 양산 목표 시점은 내년 6월로 잡았다.

이 차량은 현대차가 처음으로 개발한 전기차 전용 모델로, 내년 12월에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도 양산한다.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한 기존 전기차 모델과 달리,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주행거리와 성능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AE 전기차(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연비 기준 200㎞대 중반, 라벨연비 기준 100㎞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라벨연비 기준으로 주행거리 150㎞를 넘지 못하는 기아자동차 ‘쏘울 EV’보다 진일보한 성능이다.

쏘울 EV
쏘울 EV
쏘나타 PHEV
쏘나타 PHEV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요타 프리우스와 유사한 준중형 해치백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계열사 및 협력사와 분산형 배터리관리장치(BMS)와 차량 탑재형 배터리충전기(OBC) 등 핵심 부품 경량·효율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쓰게 되면 차량 안전성, 배터리 탑재 공간, 균형감, 소음진동(NVH) 설계에서 이점이 크다”며 “배터리를 제외한 핵심부품이 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 정도기 때문에 부품 경량화와 전용 플랫폼 채택으로 주행거리가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PHEV 제품군도 늘어난다. 올해까지 PHEV 차종은 중형차인 쏘나타 PHEV가 유일하지만, 12월 AE PHEV를 양산하면 준중형으로 차급이 확장된다. 소비자의 PHEV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처음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활용 폭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AE는 EV와 PHEV로 모두 개발하면서 ‘비전 2020’ 실현 선두주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2020년까지 친환경차 제품군을 22개로 늘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2위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와 양산 정보는 보안 사항이어서 공식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