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이용 확산, 스마트그리드 등 분산전원기술 발전으로 직류 송·배전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류 역사에서 지난 100년이 교류 시대였다면 앞으로 직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우영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기기연구센터장은 직류(DC)기술 개발과 확산으로 세계 국가 전력망에 일대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배전급 DC차단기를 개발, 신재생에너지 전력수송 등 DC전력망 구성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 주역이다. KERI는 이 기술을 지난달 국내 중전기기 대기업에 이전하고 산·연 협력 아래 세계 최초 DC차단기술 상용화에 착수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DC차단기술 연구는 활발하다. 글로벌 전력기기업체 ABB는 DC차단기술 개발 후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상용화에 전력을 쏟았지만 아직 성공 못했다”며 “조기 상용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과거 초고압 교류(AC) 가스차단기(GCB) 해석 및 설계 연구를 주로 수행했다. 전류 속성은 다르지만 전류 차단 기술이라는 면에서 이번 DC차단기 개발 토대가 됐다.
그는 “전력산업에 초고압직류(HVDC) 송전 필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KERI HVDC 설비 폭넓은 적용점을 마련하고자 DC차단기술 난제 해결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이 개발한 DC차단기는 고장전류 발생 시 눈 깜빡임보다 수십배 빠른 0.002초 내에 발전소 전력조류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통전로를 기계식 스위치만으로 구성해 정상 운전 때는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전력반도체를 이용한 기존 차단기와 달리 우회선로를 커패시터로 구성해 제조과정도 간단하다. DC차단기 신뢰성 향상과 함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이번 배전급 DC차단기 기술을 바탕으로 송전급 DC차단기 개발을 추진, 세계 최고 수준 HVDC급 차단기술 확보가 목표다.
이 센터장은 “DC차단기 상용화는 직류 송전계통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나아가 차세대 전력망으로 기대되는 하이브리드 전력망 구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경북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부터 KERI에서 35년간 전력 차단기 해석과 설계 연구에 매진해 온 전력기기 전문가다. 지난 2005년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