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부품 활성화, 인증·보험 양 날개 동시에 단다

이르면 이달 안에 자동차 수리 시 대체부품 사용을 인정하는 보험 상품이 나온다. 가입자는 보험 수리비 부담을, 보험사는 손해율을 낮출 수 있다. 정부가 대체부품인증제로 부품 성능을 보증한 데 이어 보험업계도 상품 출시에 나서면서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부품 활성화, 인증·보험 양 날개 동시에 단다
대체부품 활성화, 인증·보험 양 날개 동시에 단다

14일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6월 말~7월 초 자동차 수리 시 대체부품 사용을 허용하는 보험 특약상품을 출시한다. 자동차 ‘원상복구’를 명시한 일반약관 외에 특약사항에 대체부품 사용 조건을 명시한다.

특약 가입자는 자동차 수리 시 순정품(OEM 부품)과 대체부품 차익 일부를 환급받는다. 보험사도 이 상품으로 손해율을 낮출 수 있다. 자동차 수리 시 순정품의 절반 가격인 대체부품을 사용하면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부품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OEM 부품과 성능이 거의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품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대체부품 시장이 정착된 해외 사례를 보면 대체부품 도입으로 자동차 수리비를 크게 절감해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해율을 낮출 수 있다”며 “유통과 성능에 대한 소비자 인식만 해결된다면 보험 업계도 대체부품 사용에 따른 이득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품이 출시되면 대체부품 시장 활성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리·정비 시장 90% 이상은 보험 수리가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대체부품 사용을 명시한 보험 상품이 없어 대부분 부품이 보험과 상관없는 자가 수리시장에서만 유통됐다.

대체부품 업계는 대체부품인증제 시행에 이어 또 한 번 시장 활성화 기회가 왔다고 평가했다. KAPA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 수리 대부분이 보험 수리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험 업계가 대체부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보험 수리에서 대체부품을 사용할 수 있다면 시장 활성화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이 보험 상품으로 대체부품 사용을 유도한다면, 정부는 대체부품인증제로 성능을 보증한다. 정부를 대행하는 인증기관이 시험을 거쳐 대체부품 성능이 순정품과 같은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소비자가 인증 대체부품을 믿고 사용하도록 한 제도다.

차량 안전과 직결되지 않는 펜더, 범퍼 등 외장부품이 대상이다. 국산차 부품은 디자인보호법상 제도 적용이 어렵지만 부품값 부담이 큰 수입차 수리비는 대폭 낮아질 수 있다. 인증제는 지난 1월 발효됐지만 아직 인증품은 나오지 않았다.

인증대행 기관인 KAPA는 이르면 이달 말 인증 대체부품이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증품 출시시기와 보험 상품 출시시기가 겹친다. 대체부품이 인증제와 보험 상품이라는 ‘양 날개’를 동시에 달게 되는 셈이다.

KAPA 관계자는 “복수 업체가 인증을 신청해 시험기관에서 성능시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관련 보험상품이 출시되는 때와 비슷한 시기에 범퍼를 포함한 여러 종류 인증 대체부품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