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태의 Healing & Success’

‘하석태의 Healing & Success’

석태나무·석태바위 이야기

나는 현재 극과 극인 두 곳의 집에서 살고 있다. 한 집은 소위 말하는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다. 이 곳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자 가족과 함께하는 보금자리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집은 서울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리산과 섬진강이 맞닿는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있다. 그 곳에서도 내 집은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한다. 내가 여기에 또 하나의 집을 두고, 앞마당에 〈HST지리산힐링센터〉라는 표시목을 세운 이유는 ‘석태나무’와 ‘석태바위’가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석태나무는 지리산 서남쪽 끝자락의 고소성(가야시대 산성) 돌무더기 속에 의젓하게 가지를 펼치고 서있는 소나무에 내 이름을 붙인 것이다. 20여년전 처음 만났을 때 파릇했던 나무가 이제는 병이 들어 불그스름한 빛을 띤 모습을 보면 마치 나와 같이 늙어가는 것 같아 측은지심이 든다. 나는 석태나무와 마주하면 등산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장 먼저 나뭇가지에 걸린 산악회 이정표를 없앤다. 마치 나무에 수갑을 채운 느낌이 들어 풀어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석태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서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석태나무에서 다시 형제봉 쪽으로 2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석태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서면 뒤로는 지리산 서남쪽의 최고봉인 형제봉이 하늘 높이 우뚝 서있고, 앞으로는 섬진강의 유유한 물결과, 넓은 무딤이 들판, 아담한 동정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는 웅장한 백운산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다. 나는 히말라야부터 지구 반대편까지 전 세계의 온갖 곳을 돌아다녔지만 석태바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만큼 아름다운 비경을 아직 보지 못했다.

나는 새해 첫날에는 석태바위에서 일출을 보면서 한 해를 시작한다. 날씨 좋은 날은 석태바위에서 낮잠도 자고, 어떤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만끽하며 황홀경에 넋을 잃는다. 때로는 석태바위에 앉아 명상을 하면서 내가 신선이 된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20년전 석태나무를 만난 이후부터 도시에서 일이 힘들고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항상 이곳을 찾았다. 풀리지 않는 고민거리가 있거나 중대한 결단이 필요할 때에도 어김없이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때마다 석태나무와 석태바위는 친구가 되어 나를 위로해주고, 고민을 해결해 주고,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오랫동안 이곳은 나의 비밀스럽고 편안한 안식처이자 생명 에너지의 원천이었다.

나는 언젠가부터 내가 이곳에서 받았던 가슴 충만한 대자연의 기운을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이곳에 또 하나의 집을 만들어 섬진강과 지리산 일대에서 ‘HST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의 집이 치열한 현실의 삶을 일구는 곳이라면, 지리산의 집은 마음을 다스리는 집이다. 나의 겉과 속이 둘이 아니라 하나이듯이, 나를 둘러싼 현실과 내 마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에게 두 곳의 집은 극과 극이 아니라 하나의 집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간이 꼭 자연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는 자연만큼 손쉽게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본다. 자연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원초적인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자연이 아니라도 마음이 내키면 훌쩍 떠나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 곳이 곧 당신의 마음을 닦을 수 있는 집이다. 어디든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그 곳에 본인의 이름을 붙여 보라. 나만의 나무와 바위를 만들어 보라. 새로운 에너지가 솟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며, 어려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극과 극이되 사실은 하나인 두 개의 집을 얻게 되기 바란다. 그리하여 마음을 다스리고 각자의 성공과 행복을 향해 힘찬 첫발을 떼기 바란다.

필자소개/ 하석태. hstgroupceo@gmail.com

HST group(주) 대표이사. 영업교육 전문가.

저서. ‘딱! 100일만 미쳐라(21세기북스, 20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