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TV 열 대 중 넉 대는 한국 브랜드였다. 2013년 스마트TV가 세계인의 거실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뒤 2년 동안 삼성·LG가 1·2위를 내준 적이 없다.
무엇보다 올해 1분기 판매실적 기준 우리나라 브랜드를 위협할 만한 3위 업체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삼성·LG의 시장 지배력이나 브랜드 파워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말해준다.
우리는 미국이 제너럴모터스(GM)·포드 차를 만들어 세계 도로를 달리게 만든 경험이나, 소니가 사람들 손마다 오디오를 들고 다니게 만든 워크맨 신화에서 배웠다. 그리고 노키아 신화가 꺾이는 데 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인류 생활·문화 발전을 한발 앞서 간파하고 소유욕을 자극해 대성공을 거뒀다.
이제 한국 스마트TV 브랜드는 전세계 어엿한 가정이나 도시형 소비수준에 맞는 ‘갖고 싶은’ 브랜드로 자리잡았음이 입증됐다. 브랜드 인지도가 발휘할 수 있는 소비연속성의 구조도 어느 정도 갖췄다.
정말 중요한 것이 지금부터다. 앞선 해외기업 사례가 말해주듯 여기서 팔려나간 하드웨어·시장 점유 상표에 만족해버리면 끝은 금세 다가올 수 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 지금 보이지 않는 3위 주자는 1·2위를 따라 잡기 위해 아득한 거리를 지치지 않고 달고 있다.
스마트TV를 더 스마트하게 완성시킬 수 있는 콘텐츠·스마트홈 허브 형태로 발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전략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이전 소니가 실패했던 폐쇄적 유통구조의 콘텐츠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즐길 수 있는 개방형 콘텐츠 개발 전략이 요구된다.
벌써 모바일 운용체계(OS)기업들이 넘보고 있듯 스마트TV를 가정 안의 컨트롤 허브로 움직일 수 있는 OS 전략도 필요하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진짜 승부처다. 대한민국 스마트TV 제국은 그제서야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