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되는 수입차가 점점 작아진다. 좀처럼 열리지 않던 A, B세그먼트급 수입 소형차 시장을 뚫기 위한 도전이 계속된다.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시장 변화를 이끌지 주목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입차 브랜드 소형차가 판매 호조가 이어가는 가운데, 신차 도입도 줄줄이 예고됐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4월 신형 폴로를 출시해 첫 달에만 100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과거 수입차 시장을 생각하면 폴로는 사실상 시장성이 없는 차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판매를 기록한다”며 “전통적으로 대형차 선호가 강한 한국에서 소형 수입차 시장도 열리기 시작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폴로는 골프보다 한 단계 낮은, 유럽 기준 B세그먼트에 해당하는 소형차다. 세계적으로 40년 간 1600만대 이상이, 국내에는 지난 2013년 처음 들어와 2633대가 팔렸다. 신형 폴로는 기존 1.6ℓ 모델보다 엔진 배기량을 줄인 1.4ℓ 엔진을 탑재했다.
아우디 코리아는 오는 18일 브랜드에서 가장 작은 차종인 ‘뉴 아우디 A1’을 공식 출시한다. 국내에는 3도어 모델과 5도어 ‘스포트백’ 모델을 함께 선보인다. 이 차 역시 차체는 작지만 준중형급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는 1.4ℓ 엔진 모델도 있지만 국내에는 1.6ℓ 엔진 모델만 우선 도입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패션카’ 대명사로 이름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피아트 500’과 ‘피아트 500C’도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까지 판매가 불안정해 한 대도 팔리지 않은 달이 있었지만 올해는 월 60대 정도 판매되고 있다. 올 연말에는 4도어로 대중성을 높인 500X도 출시해 고객층을 넓힌다.
신차 도입에 보수적인 한국토요타도 소형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소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C(일본명 아쿠아)로 ‘프리우스 패밀리’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프리우스C는 지난 2011년 출시된 후 일본에서 월 판매 1위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베스트셀링카다.
이들 차종은 모두 유럽 기준 A, B 세그먼트에 속하는 소형차다. 우리나라 차급 기준으로 준중형차보다는 작지만 경차보다는 조금 크거나 엔진 배기량이 높다. 가격은 대부분 2000만원대로, 생애 첫 차로 수입차를 원하는 싱글족을 겨냥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00만원대 소형차는 그 동안 수입차 업계가 공략하지 못했던 차급이지만 수입차 가격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며 “각 브랜드만의 특장점을 살린다면 앞으로 커질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