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선점을 위한 삼성전자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규모와 경험에 상관없이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의지다. 주요 경영진도 공개석상에서 이를 밝히는 등 삼성전자의 적극적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지 벤처기업 ‘시그폭스’에 투자와 전략적 기술제휴를 발표했다. 시그폭스는 2009년 설립된 모바일 IoT 전문기업으로 R&D 인력이 다섯 명뿐인 작은 회사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저전력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기술을 보유해 IoT 시대 유망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선랜(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이용해 즉시 상용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삼성벤처투자가 집행할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그폭스는 이번 건을 더해 최근 1억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은 “시그폭스 기술이 IoT 시대 네트워크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개한 통합 IoT 모듈 ‘아틱’에 시그폭스 기술을 더할 예정이다.
손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엠마누엘 마크론 프랑스 경제 장관과 올해 안에 시그폭스외 2개의 프랑스 기업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 파리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을 공식 발표해 프랑스 업계에 대한 투자와 교류 의지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지구상 모든 사물 간 연결’을 IoT 목표로 제시하며 오는 2020년까지 전 제품의 IoT화를 선언, 활발한 M&A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IoT 플랫폼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했으며 올해 1월에는 비접촉 검진 관련 센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벤처기업 ‘얼리센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스마트싱스는 올해 보안패키지를 출시하고 내년 세계 시장에 진출하며 삼성 계획을 뒷받침한다.
‘개방성’에 바탕을 둔 IoT 기업 투자와 M&A 의지도 내비쳤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글로벌 ICT 서밋 2015’ 강연에서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이 만든 플랫폼과의 호환을 지원할 것”이라며 “유망한 개발자와 벤처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MW, 폴크스바겐, 나이키 등 이종산업과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개방형 전략으로 IoT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반도체(DS), 세트(CE), 통신(IM)의 IoT 실현에 필요한 3대 요소를 모두 갖춘 것도 강점이다. 사내에서는 올해 초부터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이 주도하는 IoT 추진 협의체가 가동 중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