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7%에서 2.8%로 대폭 내렸다. 메르스로 인한 내수 부진과 엔저 장기화에서 비롯된 수출둔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5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은 국책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내놓았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는 경제 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가 등장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은 내수부진과 수출둔화로 작년에 비해 낮아진 2.8%로 전망된다”며 “실질 GDP성장률 전망 분포로 살펴봐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2.5~3.1%에 그칠 확률이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설비투자도 수출부진으로 4.4%에 그친다. 세계경제 회복기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와 세계교역량 사이, 세계 교역량과 수출사이 관계가 악화되면서 세계경제 회복세와 상응해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총수출 증가율도 2013년(4.3%)이나 지난해(2.8%)에 못 미친 2.3%로 최저점에 가깝다.
기업은 수출여건 악화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10대 대기업 사내유보금은 현재(2014년 말 기준) 503조9000억원에 이른다.
장기화된 엔저와 미국 연준 금리인상 고려도 국내 수출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지금까지 아베노믹스에서 비롯된 엔저로 일본 기업은 수익성을 확보해 이익을 축적하는 데 활용했다”며 “일본기업은 현재 충분히 이익을 회복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엔저카드를 이용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므로 엔저는 모두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가 설명도 이어졌다. 메르스가 단기간(한 달)에 종식되면 올해 성장률은 약 0.1%P 하락한다는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개선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의존한 내수활성화 정책은 효과가 단기적이기 때문이다.
임진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고령화, 한계기업, 수출과 내수 불균형, 중소기업과 대기업 불균형,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경제전반의 활력을 억제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 개혁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과제”라며 “생산성이 높은 분야에 우선적인 자원 배분, 수출 경쟁력 강화,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확대 등 새로운 성장 엔진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