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에너지 공기업은 웃지 못했다.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에너지 분야는 별반 다를 게 없다. 기관장 해임 건의나 경고조치를 받은 6곳 중 4곳이 에너지 분야에서 나왔다.
일부 등급이 올라선 곳도 있지만 자원개발 기관은 국정감사와 특위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하위권에 머물면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자원개발 공기업은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한국가스공사는 전년에 이어 또다시 최하위 E등급을 받았다. C등급을 받았던 한국광물자원공사도 E등급으로 추락했다. 한국석유공사도 D등급으로 한 단계 내려왔다. 현 정부 들어 계속된 해외 자원개발 부실 논란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에너지 공기업에서는 A등급이 나오지 않았다. B등급이 4곳에서 8곳으로 늘어난 것이 위안이다. 새로 B등급에 합류한 기관은 한국전력공사·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한국원자력환경공단·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다.
한전은 전력구매비 하락과 삼성동 부지매각으로 경영상황을 개선하고 부채비율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 나주로 이전하면서 빛가람에너지밸리 비전 등을 밝히고 지역·중소기업 상생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일조했다.
발전 공기업은 희비가 갈렸다. 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지역난방공사가 D에서 C등급으로 올라섰다. 한국남부발전은 C에서 D등급으로, 중부발전은 D에서 E등급으로 떨어졌다. 가스복합화력 가동일수 감소와 노후발전소 고장 정지로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탓이다.
원자력 공기업 등급이 모두 올라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E에서 D등급으로 올라섰다. 원자력환경공단은 D에서 B등급으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E에서 B등급으로 각각 약진했다. 원전 정상가동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마련 등 그간 발목을 잡았던 문제를 일부 해결했다는 평이다.
에너지 공기업 중 광물자원공사와 중부발전은 경영실적 부진으로 기관장 해임 건의를 받았다. 석유공사와 한수원도 경고 조치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산업·중소기업 분야에서는 KOTRA가 전년에 이어 A등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도 D에서 B등급으로 두 단계나 상승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C에서 B등급으로 올라섰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B등급을 유지했다. 지난해 ‘모뉴엘’ 사고로 홍역을 치른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전년에 이어 C등급에 머물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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