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듣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이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난청 진단을 받은 환자 수가 44만9976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 수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인원까지 고려한다면 난청 인구는 20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악화할수록 환자는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고립감을 느낀다. 현재 난청 완치는 불가능하므로 청력 보조기기를 사용하는 게 최선이다. 비싼 가격과 주위 시선 탓에 보청기 착용을 꺼렸다면 이건 어떨까. 크립스기술 청아플러스는 심미적으로 우수하고 합리적 가격을 갖춘 제품이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디자인, 성능, 기술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봤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디자인
난청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다면 투박한 보청기 디자인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크립스기술 청아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최신 흐름을 따른 세련된 디자인이다. 장시간 착용에도 편안하고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전자기기 대부분에서 선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어폰·헤드셋 시장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크립스기술은 과거부터 관련 제품군을 꾸준히 선보이며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청아플러스 역시 무선 헤드셋, 그중에서도 ‘넥밴드(neckband)’ 형태를 채택했다. 제품을 목에 걸치고 본체 부분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는 방식으로 선이 거치적거리지 않는다. 귓구멍 안에 꽂는 인이어 이어폰으로 더 명확한 음성을 전달한다. 만일 귀 크기에 잘 맞지 않는다면 인이어 팁을 바꿔 끼우면 된다. 디자인이 일반 헤드셋과 다를 바 없어 음성증폭기라기보다 음악 감상 용도로 보인다. 주변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강하면서 유연한 것도 강점이다.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가공 공정을 채택해 초경량 튼튼한 프레임을 완성하는 한편 목에 닿는 부분이 자유자재로 구부러진다. 떨어뜨렸을 때 제품이 깨지거나 부러질 걱정이 없다. 29g의 가벼운 무게로 착용감이 매우 빼어나다. 직접 사용한 결과 온종일 착용해도 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이어폰의 고질병 중 하나는 케이블 손상이다. 이 제품은 사용이 끝난 이어폰을 자석을 이용해 본체에 고정할 수 있어 고장 위험을 줄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사용 편의성에 신경 쓴 모습이다.
전작과 비교할 때 가장 달라진 부분은 몰라보게 날씬해졌다는 점이다. 기존 제품도 40g으로 상당히 가벼운 편이었지만 10g가량 더 감량에 성공했다. U자형 제품 끝 부분이 특히 얇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목에 올리고 있어도 무게를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메탈릭 블랙, 메탈릭 화이트 구성에 메탈릭 샴페인 골드 색상을 더해 선택 폭을 넓혔다. 골드는 인기 스마트폰에 쓰이며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색상이다. 진하지 않고 적당히 은은한 빛깔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에 착용감이 좋아 약한 청력으로 고민하는 이라면 누구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 환자를 비롯해 작업 소음 및 장시간 음악 감상으로 청력이 손상된 이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성능·기술
청아플러스는 청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는 이를 위한 음성증폭기다. 들을 ‘청(聽)’, 아름다울 ‘아(雅)’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잘 듣는다는 건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중요한 요건이다. 다른 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대화가 줄고 자신감마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직업 특성상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면 더욱 낭패다. 같은 말을 반복해 물어보면 자칫 무성의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청아플러스는 작은 소리를 키워 편안한 의사소통을 돕는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청아의 후속작이다. 달라진 건 디자인만이 아니다. 성능을 끌어올리는 한편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점이 인상적이다.
VA-K5는 29g 초경량 무게에 무선 제품이다 보니 사용 시간이 짧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수 있다.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될 듯하다. 동급 음성증폭기와 비교할 때 긴 사용 시간을 제공한다. 대기시간 기준 최장 3~4일, 연속 사용시간은 최장 80시간으로 넉넉하다. 완전 충전까지 약 두 시간이 걸린다.
기기 중앙에는 마이크로USB 단자가 있어 스마트폰과 동일한 방법으로 간단히 충전할 수 있다. 추가비용이나 유지비가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
왼쪽에는 전원 버튼이, 오른쪽에는 음색조절 버튼이 자리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음색조절 기능이다. 저음강조(300~3500㎐), 보통(300~5000㎐), 중음강조(400~4500㎐), 고음강조(450~5000㎐) 네 가지로 구성됐다. 대화 상대 성별이나 실내외 장소에 따라 적절한 주파수 대역을 선택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짧게 한 번 ‘삐’하는 소리가 나고 누를수록 알림음도 함께 늘어나는 식이다. 기기 중앙 LED에서도 알 수 있다. 초록 불빛이 깜빡이는 개수에 따라서 현재 몇 단계로 설정했는지 구분토록 해 혼동이 없다.
소리 크기를 좌우 각각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반가운 변화다. 그간 볼륨은 좌우 일괄 적용된 탓에 한쪽 귀에 알맞지만 또 다른 귀에는 너무 크게 들리는 때가 있었다. 청력 감퇴 정도를 고려한 맞춤형 설정이 가능해졌다. 기기 양쪽에 로터리 스위치가 있어 돌려가면서 적정 볼륨을 찾을 수 있다. 기존 버튼식 조절보다 섬세한 편이다.
흔히 청력 보조기기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잡음 및 하울링 발생이다. 조용한 곳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바깥에 나가면 주변 소음까지 커지는 탓이다. 크립스기술은 다년간의 개발로 탁월한 노이즈 제거기술을 보유했다. 소음 저감장치가 귀 피로도를 높일 만한 소리는 차단해 또렷하고 선명한 음질을 제공한다.
직접 체험한 결과 소음이 비교적 적은 공간은 물론이고 카페, 지하철, 광장 등 시끄러운 곳에서도 원활한 사용이 가능했다. 말소리는 크고 명확하게 들리며 주변 잡음은 일정 수준이 이하로 유지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이 낮은 대신 기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착용 제품이니만큼 생활 방수 기능도 적용했다. 일상 활동에서 수분유입을 차단해 고장을 사전에 방지한다.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도 걱정 없다.
청아플러스는 국내에서 개발, 제조한 제품이다. 일부 중국산 제품은 음질이 떨어지고 애프터서비스(AS)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다. 크립스기술 제품은 AS센터에서 원활하게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총평
넥밴드 음성증폭기 청아플러스는 난청인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정확히 이해한 제품이다.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사용자 마음을 충분히 배려했다. 먼저 주변 시선이 힘든 이를 위해 무선 헤드셋과 동일한 모양으로 제작했다. 이 때문에 움츠러들 필요 없이 자신 있게 착용할 수 있다. 일반 보청기보다 저렴해 가격 부담도 덜었다.
기능은 향상됐다. 좌우 개별 볼륨 조절이 가능해 청력 상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조작부를 버튼식에서 회전식으로 바꿔 세밀한 조절이 가능해진 점도 반길 만하다.
또 네 가지 음색 설정 기능을 추가해 다양한 상황에서 최상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다소 헷갈릴 수 있으나 저음강조, 중음강조, 보통, 고음강조 기능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다 보면 상황별 대응에 점차 능숙해지리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외유내강형 제품 면모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배터리 시간은 늘리고, 두께와 무게는 줄이는 등 사용 편의성을 끌어올리려는 다양한 노력이 엿보인다. 여기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늘렸다.
기능부터 디자인까지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제품이다. 듣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소비자에게 행복을 되찾아줄 만하다.
TV 볼륨을 지나치게 키워 다른 가족을 힘들게 할 일도, 같은 질문을 반복할 필요도 없다. 강연과 연설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종교활동, 공연관람 등 외부활동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착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