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이후 발전업계 표정은 엇갈린다. 일부 한전 발전 자회사는 7차 계획에 맞춰 신규 설비 도입을 계획한 반면에 민간 발전 업계는 경쟁 촉발을 이유로 발전소 추가 설립 계획에 반기를 들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력 발전 2기를 제외한 신규 전원 도입을 차단하면서 한전 발전 자회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민간 발전업계 내부에서는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해진 쪽은 한전 발전 자회사다. 주요 신설·교체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남동발전은 기대했던 영흥화력 7, 8호기 건설이 좌절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규건설 부지 여력이 있는 곳이 사실상 영흥밖에 없는데다 당초 계획했던 석탄화력발전소 신설이 불가능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 기간 애를 먹게 됐다.
서부발전도 사정은 비슷하다.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한 하동군 광양만권 200㎿급 석탄화력발전소가 7차 계획 진입이 무산돼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하다. 동서발전은 울산복합화력 노후설비를 최신식 복합화력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후일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전 발전 자회사를 중심으로 이번 7차계획을 기점으로 신규 사업 패러다임 변화도 감지된다. 화력발전 기반 신규 프로젝트를 당분간 추진할 수 없는 환경 탓에 신재생발전 및 해외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발전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 7차 계획으로 향후 대규모 전원설비 건설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것이 명확해졌다”면서 “발전사 입장에서는 신쟁생에너지나 해외 발전프로젝트를 발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는 환경과 숙제에 직면했고 실제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발전업계는 현재 상황을 예정된 신규 프로젝트 및 기존 사업 수익성 강화 기회로 보고 효율 향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발전 1위 기업 포스코에너지는 새롭게 뛰어든 석탄화력사업 환경이 사실상 개선됐다. 포스코에너지는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2100㎿급 석탄화력발전소(포스파워)를 내년 10월 착공해 2021년 7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발전소 건설에 주력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 IPP사업(민간발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사업 다각화에 힘써온 SK E&S는 해외 가스전개발, 저가 LNG 소싱 등 연료확보와 관련한 업스트림 사업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2006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가격 경쟁력 있는 LNG를 직도입해, 광양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며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2014년에는 미국 콘티넨탈리소스로부터 3억6000만달러에 미국 가스전 지분 49.9%를 인수했다. 이로써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헤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보유 발전소와 연계해 발전사업 수익 향상을 이끌어 내고 추가 해외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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