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IT업계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에 실망감

[이슈분석] IT업계 인터넷은행 도입방안에 실망감

IT업계는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기준안 발표에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기대했던 것보다 관련 시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핵심 조건인 은산분리 기준완화가 상호출자제한집단 대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초 IT업계는 대형 유통업체나 보험사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IT사업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뛰어들면 대규모 시스템 구축과 아웃소싱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당수 대형 유통사와 보험사는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포함돼 인터넷전문은행을 할 수 없다.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법 개정 등으로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뤄진 것도 IT업계가 실망한 배경이다. 완화되는 은산분리 규정을 적용받는 인터넷 기업도 본격적인 설립은 내년 이후다. 올해 말까지는 산업자본이 4%를 넘을 수 없다는 현 은산분리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IT서비스기업 금융사업본부장은 “인터넷전문은행 IT 시장 공략을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시장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산설비 외부 위탁이 허용돼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플랫폼 서비스 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견 온라인증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LG CNS, SK C&C, 웹케시 등이 이들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LG CNS는 수신·여신·외환 등 계정계 기능을 모바일·인터넷뱅킹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핀테크 플랫폼을 개발했다. 간펼결제·송금·크라우드펀딩 등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구자원 LG CNS 금융공공혁신부문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SK C&C도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이고 개인 간 대출, 특정계층 대상 자산관리 등 핀테크 서비스를 추가한 플랫폼을 개발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준비 단계부터 서비스 모델 설계·구현 방안도출 등 초기 준비를 지원한다. 시스템 개발과 운영, 빅데이터 기반 수익 다변화 등도 돕는다.

웹케시도 적극적이다. 웹케시는 기업·농협은행 등 금융권과 업무협약을 체결, 플랫폼을 구축한다. 은행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로드맵 수립에도 참여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