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보안담당자는 환자가 아니라 의사가 돼야 합니다. 보안 솔루션이 알려주는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위험을 스스로 찾아 진단해야 합니다.”
신호철 EMC 상무(RSA사업부)는 기업은 사이버 위협을 막는 데 역량을 집중하지만 찾아내고 대응하는 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EMC는 RSA를 인수해 보안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RSA는 ‘인텔리전스 주도 보안(Intelligence Driven Security)’를 내세운다. RSA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대응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요소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M&A) 했다.
“과거 기업 내 시스템에 머물렀던 IT인프라는 클라우드로 바뀌고 있습니다. 쉐도우 IT라 불리는 비인가 된 기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 상무는 날로 복잡해지는 IT인프라와 마찬가지로 보안과 위험(Risk)도 함께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위협탐지와 대응, 사기와 사이버범죄 방지, 계정·접근 관리, 컴플라이언스 준수까지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는 기업은 이미 수많은 보안 솔루션에 투자했지만 위험은 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투자 우선순위를 바꿔야 할 시점입니다. 현재 보안 투자는 침입을 방지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높은 벽을 쌓고 큰 자물쇠를 다는데 열중합니다. 찾아내고(모니터링) 대응하는 데 소홀합니다.”
RSA 조사에 따르면 현재 보안 투자의 80%는 침입방지에 집중됐다. 모니터링과 대응은 각각 15%와 5%다. 그는 인텔리전스 주도 보안은 ‘침입방지·모니터링·대응’ 삼박자를 갖추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RSA는 기업 내 모든 자산을 관리하는 저사자원관리(ERP)처럼 모든 보안 이슈를 한 눈에 파악하는 ‘거버넌스·리스크·컴플라이언스(GRC)’를 강조했다.
신 상무는 “기존 보안 솔루션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로그를 탐지하고 경고를 주는 데 그친다”며 “조직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RC는 IT, 재무, 경영, 법무 등을 아우르며 조직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며 “업무 생산성과 보안을 동시에 지원해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가 기업 보안 이슈를 한 눈에 보며 비즈니스 관점에서 의사 결정하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