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률을 높게(고율) 책정할 경우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소기업 4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를 공동 실시한 결과, 최저임금 고율 인상 시 대응책에 대해 신규채용 축소(29.9%), 감원(25.5%)으로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55.4%에 달했다.
명목상 최저임금액은 월 116만원이지만, 실제 중소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인건비 부담은 월 160만원을 상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중기중앙회 소한섭 인력정책실장은 “현재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227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 진작에 미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각종 경제지표가 최악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수준을 높이자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 호주머니를 털어 저임금근로자를 부양하자는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중기중앙회와 경총은 기업의 임금인상을 통해 취약계층 보호라는 복지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업종·지역별 최저임금 결정 등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근로장려세제 등을 통해 저임금근로자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2001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8.8%로, 동기간 명목임금상승률 5.2%, 물가상승률 2.9%보다 높았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