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스컨소시엄, 팬택 인수 후 주요 방향 세 가지?

스마트폰 자체 생산...계약상 최소 인력 400명 유지할 듯

‘기사회생 기회를 잡은 팬택, 새로 태어날 모습은 어떨까.’

청산 위기에 몰린 팬택을 인수하기로 한 옵티스컨소시엄 주축인 옵티스. 이 회사는 지난해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를 인수한 데 이어 팬택 인수에도 나섰다. 옵티스가 지향하는 팬택의 새로운 모습은 무엇인지 사안별로 중점 정리해봤다.

◇400명만 고용 승계?…계약상 최소 인력 오해

최근 팬택 인수안이 알려지면서 옵티스컨소시엄이 팬택 인력 400명 인력만 승계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회생 가능성에 기뻐하던 팬택 임직원은 다시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나 옵티스컨소시엄 측은 400명이란 숫자는 인수계약 때 명시한 최소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사 과정에서 적정 인력을 산정하는 데 최소한 400명은 넘는다는 뜻이다. 인력은 기존 경영진뿐 아니라 연구개발·제조 등 핵심 인력은 가능한 유지할 방침이다.

이주형 옵티스 사장은 “컨소시엄 쪽에는 스마트폰 사업을 해 본 인력이 없다. 현재 팬택 경영진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팬택에 남지 못하는 인원은 옵티스와 협력사 등으로 옮겨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조 부문은 반드시 가져간다

옵티스컨소시엄은 팬택 인수 이후 외주 업체를 활용하는 것보다는 자체 스마트폰 생산을 추진한다. 당장 원가를 생각하면 중국·대만 전자제품제조전문기업(EMS)을 활용하는 게 낫지만 장기적으로 제조 경쟁력을 유지해야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생산 비중을 줄이고,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 공장을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팬택뿐 아니라 협력사와 동반 진출해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옵티스 등 국내 부품업체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필리핀 지역에 진출해 있는 만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해법도 고민 중이다.

기사회생 기회를 잡은 팬택은 어떤 모습으로 새로 태어날까? 청산 위기에 몰린 팬택을 인수하기로 한 옵티스컨소시엄 주축인 옵티스는 지난 해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를 인수한 바 있는 회사다.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진=전자신문DB.etnews.com
기사회생 기회를 잡은 팬택은 어떤 모습으로 새로 태어날까? 청산 위기에 몰린 팬택을 인수하기로 한 옵티스컨소시엄 주축인 옵티스는 지난 해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를 인수한 바 있는 회사다.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진=전자신문DB.etnews.com

현지 기업과 손잡고 스마트폰 생산을 전담할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도네시아 유명 대기업이 팬택 현지 진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애플과 경쟁하기보다는 틈새시장 발굴 집중

그동안 팬택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과 경쟁했다. 그러나 옵티스컨소시엄은 해외 틈새시장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대부분 2G 휴대폰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G를 뛰어넘어 4G 롱텀에벌루션(LTE)로 직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팬택이 인도네시아 현지생산으로 스피드를 더한다면 LTE 스마트폰 시장을 어느 정도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사양은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된 상황이다.

이주형 사장은 “옵티스 해외사업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측과 연결이 많이 됐다”며 “현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가장 발빠르게 개발하고 제조할 수 있는 역량 갖출 것이며 향후 인도네시아 국민 스마트폰을 팬택이 만들어 내는 것도 그저 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스컨소시엄은 7월 7일까지 팬택 실사를 완료하고 17일에 본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 사장은 “이행보증금 20억원을 납부한 것은 인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인수 대금은 전혀 문제없다”며 “팬택은 상당기간 관리를 받았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돼 실사 기간 동안에 주로 팬택 임직원과 향후 운영 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