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금리 1.5% 시대가 열리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시중은행이 사업구조를 개편하거나 공격적인 신상품 출시 등으로 고객 끌어안기 전략이 한창이다.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금융시장에서 기존 은행권이 예대마진으로 만족했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1.5%로 내린 이후 각 시중은행에서는 예금금리를 소폭 낮췄다. 한국씨티은행에서는 6개월 만기 기준으로 사상 첫 0%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까지 등장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중은행 순이자마진은 1.63%로 사상최저 수준이다.
2005년 4분기 순이자마진이 2.91%였던 점을 미뤄보면 10년 새 반토막 났다.
은행 차원에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수요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 자산관리 분야 제고로 새로운 수익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사도 이에 맞춰 단행했다. 신탁연금본부를 설립해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신탁, 퇴직연금, 투자자산수탁 등 신탁법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는 업무를 통합 관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고객 수익률을 지점과 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체계도 만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고객 자산관리에 방점을 찍고 이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기초사업에 충실하면서도 해외 진출, 투자 활성화 등 신사업에 힘을 실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산업이 과열화되고 있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지점을 확대하고 있다”며 “초저금리 시대 은행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충실히 꾸려나가면서도 투자확대나 신고객군 확보 등을 조화롭게 잇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수익성 확보 방안으로 중소기업대출, 자산관리강화, 기업금융(IB)을 꼽았다. 국민은행은 약 4조원 규모 인천공항철도 리파이낸싱 작업을 따냈다. 자금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기업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이 주로 했었던 대규모 리파이낸싱에 시중은행이 뛰어든 것과 같이 초저금리 시대 예대마진에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해 내는 것에 중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군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은 시중은행의 수익성 확보 전략의 일환이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를 통해 신용도가 낮은 고객도 포용해 중금리 대출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가 중요한 1금융권에서 고객군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 고객까지 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의미”라며 “초기 움직임이긴 하지만 예전보다 은행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