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한승우 교수 연구팀, 차세대 소재원천기술 기반 마련

서울대 연구진이 양자계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신물질 고속대량 스크리닝(high-throughput screening)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한승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박사과정 임강훈, 윤용)은 국내 최초로 밴드갭과 유전상수 제일원리계산 자동화 코드를 개발해 수천개 산화물 구조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차세대 ‘high-k’ 재료로 적합한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술 개발 개념도
기술 개발 개념도

high-k 물질은 반도체 정보소자에서 기존 실리콘산화물 유전박막에 발생하는 누설전류를 억제하고자 도입한 고유전체 박막재료다. 반도체 공정이 고집적화할수록 더 작은 전류로 소자 제어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high-k 물질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상된 컴퓨팅 성능과 정밀한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 방법론을 사용해 수많은 산화물 물성을 고속대량 스크리닝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자동화 코드를 개발했다. 이 자동화 코드는 복잡한 양자시뮬레이션 과정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밴드갭과 유전상수를 실험 대비 10% 이하 오차로 빠르게 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자동화 코드를 사용해 ICSD(Inorganic Crystal Structure Database)에 등재된 1800여개 산화물 구조의 물성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우수한 물성의 정방형 베릴륨옥사이드를 비롯해 10여개의 새로운 high-k 후보 물질을 선별했다.

선별한 물질은 기존에 연구하던 하프늄옥사이드나 지르코늄옥사이드보다 뛰어난 물성을 갖고 있다. CPU, DRAM, 플래시 등에 적용하면 수십배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high-k 물질 데이터베이스는 공정 전환에 적합한 재료 선택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우 교수는 “실험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고비용 고속대량 스크리닝을 양자계산으로 수행하려는 추세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술을 선점했다”며 “산업체나 실험연구자에게 다양한 물성정보를 제공한다면 다양한 소재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전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EDISON 프로그램과 KISTI 슈퍼컴퓨터연구지원사업 전략과제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네이처 자매지인 엔피지 아시아 머티리얼스 온라인판 12일자에 연구 성과가 실렸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