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와 벤처캐피탈협회 등 벤처업계는 코스닥이 거래소에서 분리 독립해야 벤처생태계가 활성화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체된 인수합병(M&A)시장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코스닥은 M&A시장이 정체된 국내 현실로선 혁신, 기술형 중소벤처기업의 유일한 자금조달 및 회수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코스닥이 지난 2005년 한국거래소와 통합된 이후 상장요건 강화 등 보수화 현상으로 벤처기업 기업공개(IPO) 평균 소요기간이 7년(2002년 기준)에서 14년(2010년 기준)으로 무려 두 배나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또 연간 상장기업 수도 같은 기간 120개사에서 20개사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우량기업도 코스닥 상장을 외면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벤처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벤처기업 3만여개의 약 1%에 불과하다.
벤처기업협회는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국제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거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독점적 지위에 의한 비효율화, 관료화가 가중됐다”며 “시장통합 후 코스닥은 기술·벤처기업의 신시장이라는 정체성이 약화되고 코스피의 2부 시장으로 인식되면서 장기적 침체기로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코스닥 대표 우량기업이 코스피로 이전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벤처기업협회는 기존 유가증권시장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벤처시장은 모험시장으로서 성장동력을 지원한다는 관점으로 인식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 나스닥이나 일본 마더스도 정량적 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벤처캐피탈협회도 투자 회수 시장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코스닥 분리 독립에 찬성 견해를 내놨다. 지난주 벤처기업협회와 엔젤투자협회 등 6개 중소·벤처단체가 함께 하는 성명서에도 참여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현재 코스닥 운영은 과거에 비해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며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 완전 분리를 주장하며 강경한 벤처기업 측 주장과는 달리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벤처캐피탈협회는 “현재처럼 코스닥이 거래소와 통합돼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창업활성화정책이 늘어난 만큼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면밀한 검토와 전향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