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형 낙뢰솔루션에 주목하는가

인류 발명품 중 가장 진화가 더딘 것중 하나가 피뢰침이다. 200년전 유럽 고성당의 첨탑끝 피뢰침이나 현재 최신 신축건물 피뢰침이나 원리부터 모양까지 거의 변한 게 없다. 옴니엘피에스가 완성한 낙뢰(번개)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인류는 지난 250년 이상 벤자민 플랭클린 피뢰침과 1990년대 개발된 스트리머 방사형(ESE) 유도 광역피뢰침을 주로 써왔다. 하지만 미세하게 시설물이나 장비에 파고드는 전류나 대지에 들어간 전류가 다시 인입되는 피해까지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지구온난화 등으로 낙뢰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다. 낙뢰를 유도해 대지로 보내는 방식은 더 이상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다는게 공통적 의견이다.

낙뢰 발생의 주된 원인중 하나는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다. 건축·시설물이 갈수록 고층화되고 각종 정보통신 설비 사용이 늘면서 낙뢰로 인한 피해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기존 피뢰침은 낙뢰가 발생하면 인하도선을 따라 접지극을 통해 대지로 방류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장비에 정전유도 또는 전자유도에 의한 서지가 발생한다. 저전압으로 이뤄진 서지로 인해 내성이 약한 통신·반도체 등 전자설비가 손상을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최근 낙뢰로 유력시 되는 대형 사고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지난 4월 미국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위치한 제너럴일렉트린(GE) 가전제품 생산단지에서 화재 사고가 터졌다. 화재로 축구장 3개 크기 물품 보관 창고가 잿더미로 변했다. 공휴일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피해만 700억원 규모로 설비 교체비용까지 따지면 5000억원에 달한다. 당시 미국 방화조사관은 “화재가 발생한 시설물 지붕에 튀어나온 조명기구가 최초 발화지점이었다”며 “낙뢰로 인한 화재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분명히 피뢰침이 설치돼 있었음에도 대지에서 역으로 유입된 서지로 인한 사고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낙뢰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7년 7월 29일 하루 동안 발생한 낙뢰는 6만3000번을 기록한데 이어 2011년 4월 30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4만9000번이 일어나 전국 곳곳에 적지 않은 피해를 일으켰다. 2012년 발표된 한국기상학회 학술대회 논문집에 따르면 4.2도 기온이 오르면 전세계 낙뢰 발생이 30% 증가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낙뢰횟수는 5~6% 늘어나는 셈이다. 논문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낙뢰는 19만8256번으로 최근 10년 간 발생한 평균 낙뢰 회수보다 약 5만회 이상 많아졌다. 이 때문에 지금 인류가 사용하는 피뢰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철 숭실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낙뢰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 피뢰침은 과거 가정이나 건축물에는 최적화됐지만 산업화와 각종 전자설비가 많아지고 사물인터넷(IoT)시대까지 고려하면 지금 피뢰침으로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