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패널 재고량 최대치...하반기 실적 `불안`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가 올해부터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하반기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패널 단가 하락과 TV 세트업체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 등이 주된 이유다. 상반기 패널 재고량이 지난 3년간에 걸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장기 시장 전망도 부정적이다.

24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패널 가격 하락으로 예상했던 실적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LCD TV 패널 가격 하락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하이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유럽과 남미 신흥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해 재고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LCD TV 수요둔화로 LG디스플레이 올해 영업이익이 2조1000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도 LCD 패널 공급과잉으로 연말까지 32인치 오픈셀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올해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으로 1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높은 성장세지만 당초 기존 전망치보단 2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 외 증권사도 TV 부문 수익성 하락으로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LG디스플레이 패널 재고량이 늘어났다. 패널 출하량 대비 패널 보유량 차이가 올 상반기 22%로 커졌다. 3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 2013년 상반기엔 13%였지만 하반기에 공급부족(숏티지) 사태로 패널 값이 ‘부르는 게 값’이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10% 수준에서 하반기 5%로 줄어들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올해 20%대를 넘어서면서 재고량이 급격하게 늘었고, 하반기 성장 동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LG디스플레이와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도 TV 세트 재고가 많은데다 오픈셀 보유량도 높은 수치로 올라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리지드 중소형 OLED 패널 재고량은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올해 작년대비 TV 패널을 20% 넘게 팔겠다고 계획했다”며 “하지만 실제로 수요 증가는 5% 남짓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단가 인하 압력도 거세지면서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실상 중국 현지 생산능력 증설이 계획돼 있는 내년 초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