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린팅 시장, 예상 밖 성장세… 무한잉크·MPS·컬러 레이저가 성장동력

국내 복합기·프린터 시장이 예상을 깨고 지난 1분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잉크젯 시장에서 번지고 있는 ‘하이일드(대용량 무한잉크)’ 제품군과 통합문서관리서비스 솔루션(MPS)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 기업 간 경쟁심화 속에 기업용 A3 레이저 제품 중 컬러 비중도 절반에 육박했다. 제품 고급화와 맞물려, 프린팅 업계가 새로운 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스마트 멀티익스프레스7(MX7) <삼성전자 제공>
삼성 스마트 멀티익스프레스7(MX7) <삼성전자 제공>

24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복합기·프린터 시장 규모는 70만9000여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3% 증가한 것으로 통상 1% 내외 보합 또는 감소를 예견하던 시장 예상을 뒤집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2013년 221만9000여대에서 222만6000여대로 0.3% 늘어나는데 그쳤었다.

성장동력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하이일드 잉크젯이 이끌었다. 일반 제품보다 다소 가격이 높지만 낮은 유지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11년 하이일드 제품을 첫 출시한 한국엡손은 지난해 전년대비 134% 성장률로 누적 20만대를 판매했다.

김혜림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프린터의 데스크톱PC 번들판매가 주춤해진 가운데 프린터 교체를 앞둔 소비자들이 제품 구입비보다 장당 비용을 많이 고려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MPS도 업계 수익성 개선 카드다. MPS는 기업 인쇄시스템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내 어느 곳에서든 원하는 위치 프린터에 인쇄명령을 내릴 수 있어 기기 수를 줄이면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회 납품 시 거래 규모가 큰데다 인쇄 수요총량은 같아 업계에는 소모품 판매를 통해 이익개선 카드로 활용된다.

삼성전자, 신도리코, 한국후지제록스가 MPS 도입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기업간 거래(B2B) 시장 공략을 위해 PC는 물론 스마트폰과도 연동 가능한 클라우트 프린팅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사내 모바일 업무 프로그램 ‘모바일 마이싱글’과 연계, 국내 전 사업장을 클라우드 프린팅 시스템으로 묶었다.

신도리코와 한국후지제록스도 MPS에 스마트오피스솔루션을 묶어 내놨다. 신도리코는 지문, 홍채 등 생체정보를 이용한 보안솔루션을 도입해 국내 환경에 걸맞은 시스템을 선보인다. 한국후지제록스는 과반에 가까운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자동번역 출력서비스 ‘스캔번역’, 전력소비를 76%까지 줄일 수 있는 ‘리얼그린’ 등을 제공한다.

김 연구원은 “MPS는 대기업에서 중견·중소기업으로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도입하려는 기업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MPS 시장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A3 레이저 복합기는 본격적인 컬러 시대를 맞았다. IDC 기준 지난해 1분기 40% 미만이었던 레이저 중 컬러 비중은 올해 1분기 48%로 상승했다. A4 제품을 10만원 이하에 구매할 정도로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신도리코, 한국후지제록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등 기존 OA 3사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국내 A3 레이저 시장 26% 점유율을 차지하며 신흥강자로 부상하는 등 혼전을 보이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