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안 되는 `반쪽짜리 T커머스`

T커머스 K쇼핑의 KTH가 중국, 인도네시아에 T커머스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사진은 K쇼핑 방송 화면
T커머스 K쇼핑의 KTH가 중국, 인도네시아에 T커머스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사진은 K쇼핑 방송 화면

양방향 데이터 방송인 T커머스 채널이 속속 개국하고 있으나, 정작 TV에서 양방향 서비스가 구현되지 않아 ‘반쪽짜리 T커머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일부 T커머스 채널에서는 양방향성에 기반한 상품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없다. 양방향 콘텐츠를 송출해도 최종 시청자단에서는 단방향인 기존 TV홈쇼핑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T커머스 방송은 화면이 10초를 전후해 2분의 1로 나눠지면서 양방향 조작을 할 수 있는 상품 VoD 화면이 떠야 한다. 하지만 일부 케이블과 IPTV에서 10초 후에도 화면이 줄어들 지 않는다.

조경필 T커머스 협회 사무국장은 “디지털 TV 셋톱박스 종류가 각 플랫폼마다 달라 셋톱박스 OS 밑단을 구성하는 미들웨어가 통일이 돼 있지 않다”며 “데이터 방송 형식으로 송신하지만, 가정마다 셋톱박스 환경이 달라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고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데이터 방송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다. 시청자는 T커머스와 홈쇼핑 방송을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홈쇼핑 채널만 10개가 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현재 T커머스를 개국한 곳은 KTH, SKB, 롯데·현대홈쇼핑, CJ오쇼핑 등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최근에 나왔거나 아주 오래된 셋톱박스에서 구동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KTH 관계자는 “오랜 시간 시험기간을 거쳐서 방송하고 있지만, 각 셋톱박스의 OS와 미들웨어가 달라 업체들의 개발비가 이중삼중으로 드는 점도 이해해 달라”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는 초기 화면 메뉴 구성 등에서 홈쇼핑과 차별화돼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대거 뛰어드는 상황에서 T커머스 표준 규격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TV 2.0 표준화 사업을 5월부터 시작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T커머스 협회와 함께 셋톱박스와 호환·연동되는 T커머스 규격을 만든다. 미래부 관계자는 “사업자별로 다른 기술을 쓰고 있어서 표준안이 마련되면 연동 문제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0개사가 가진 T커머스 사업권은 내년 4월이 재승인 시기다. 정부는 6개월 전 재승인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심사는 내년 2~3월 중에 진행할 예정이다.

T커머스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TV 기반 상거래다. TV홈쇼핑은 실시간 상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해 판매하는 반면 T커머스는 소비자가 관심 상품을 찾아 쇼핑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