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사물인터넷(IoT) 관련 새로운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 내용 속 세상은 지금껏 인류가 상상하지 못한 다양한 서비스로 가득하고, 삶의 변화 또한 편리하게 진화하고 있다. 모두 다양한 사물들이 하나의 인터넷 망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인간 생활이 다시 한번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다. 그리고 그 뉴스 상당 부분에서 조명이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사실은 이 분야에 근무하고 있는 입장에서 무척이나 유쾌한 일이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사물 간 통신에 필요한 여러 기술에 대한 표준은 업체간 경쟁과 눈치 보기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표준을 만든다 해도 그들만의 표준에 머물 뿐이다. 새로운 표준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형국이다.
최근 시장에 선보인 IoT 제품과 서비스가 하나같이 단품 형태이거나 그 업체 폐쇄된 망에서만 작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용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관점에서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된 문제다.
IoT 산업이 인류 삶을 한층 성장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물들끼리 자유로운 연결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각각의 사물을 인터넷 망에 연결할 수 있는 통합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그들끼리 원활한 데이터 교환이 있어야만 그 안에서 사용자 중심 서비스도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매우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한 스마트홈을 생각해 보자. 집 안 도어 시큐리티와 CCTV 업체가 설령 다르다 하더라도, 결국 두 사물 간 데이터가 오가며 비정상적인 집안의 위급함을 보안 회사나 집주인에게 즉시 알려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이런 기능이 하나의 회사에서 이 제품이 개발됐을 때만 가능하다.
각각의 사물에 그저 인터넷만 연결됐다고 사용자에게 유익한 가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스스로 감지하고 연산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변기기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동작 즉 제어가 가능해야만 진짜 ‘스마트’라는 단어를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각 단계에서의 기술적 진보는 상당히 진행됐지만, 전체 산업에서 보면 그저 단품으로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것에 그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올 들어 정부에서도 앞장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장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 궤도를 수정해 나가고 있다. 민간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산업의 표준과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보텀업(bottom-up)으로 말이다.
IT 자이언트 기업들이 앞장서 사물인터넷에 필요한 CPU, 메모리, 통신 기능을 관장하는 폐쇄적 표준 칩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진정한 사물인터넷 세상은 그 범주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거대한 경쟁 헤게모니 밖에 있는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과 소프트웨어 혁신 등이 탄탄한 기반이 되어야만 이를 통한 진정한 개방성과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지금 IoT 산업을 한마디로 잘 설명해 주는 말 같다. 각자의 구슬을 아무리 잘 만들어 내더라도 그 모두를 꿰려는 절실한 노력 없이는 그 가치를 산업 전체가 온전히 누리기는 힘들다.
정부와 기업도 새로운 기술적 진보를 위해 인력과 기술 그리고 실제적인 산업 토양을 조성하는데 조금 더 관심을 쏟아 주길 기대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가 주창하고, 서울대 명예교수 조동성 박사가 전도사 역할을 하는 CSV(Create Shared Value) 정신처럼 각자의 결과물을 서로 나눈다는 측면에서 사물인터넷의 기술과 가치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조명 최규성 대표 Kaiser.choi@woo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