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0 출시임박, 최신 서비스 나와도 못쓰는 IT강국...액티브X에 또 발목

액티브X에 발목...인터넷뱅킹· 온라인쇼핑·포털 서비스 '불가'

마이크로소프트 차세대 운용체계(OS) ‘윈도10’ 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이용자는 여전히 액티브X 때문에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액티브X는 IT산업 ‘전봇대’로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3월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천송이 코트’ 인터넷 구매 문제를 거론하며 지적한 바 있다.

윈도10에는 ‘엣지’가 새 웹브라우저로 탑재된다. 전자신문 확인 결과 액티브X 형태로 보안솔루션을 구동하는 인터넷뱅킹과 전자정부서비스는 물론이고 대형 포털도 엣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환경이 글로벌 웹 표준을 따르지 않은 탓이다.

최신 서비스 및 솔루션 등장 때마다 홍역을 치러야 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의 불편한 진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29일 `윈도10`을 출시한다. 윈도10은 기존 사용자는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29일 `윈도10`을 출시한다. 윈도10은 기존 사용자는 모두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윈도10 ‘엣지’와 함께 확 바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OS 이용 고객에게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윈도 작업표시줄에 표시된 무료 업그레이드 예약버튼을 누르면 7월 29일 이후 바로 설치할 수 있다. 무료여서 OS 업그레이드 이용자 수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윈도10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엣지가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된다. 엣지는 웹 표준을 준수한다. 반면에 액티브X와 국내 일부 보안 솔루션기업이 사용하는 로컬 웹서버 방식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윈도10과 함께 나오는 엣지 브라우저는 웹 표준을 준수하면서 보안 기능을 자체 내장한 완전 새로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IE를 대체할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IE를 대체할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한다.

◇국내 웹 ‘액티브X’ 안 되는 엣지에 무방비

윈도10 출시 한 달을 앞두고 전자신문은 윈도10 프리뷰와 엣지가 설치된 PC로 직접 국내 정부사이트와 인터넷뱅킹, 쇼핑몰 등의 호환성을 확인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서울시청, 국회, 전자민원, 홈택스 등 공공기관 사이트부터 주요 인터넷뱅킹, 온라인쇼핑몰, 포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사이트는 엣지로 접속이 불가했다.

엣지브라우저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다. 첫 화면도 나오지 않고 IE로 접속을 안내한다.
엣지브라우저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다. 첫 화면도 나오지 않고 IE로 접속을 안내한다.

첫 화면에 ‘이 사이트는 IE가 필요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나타났다. 보안성을 높이고 웹 표준을 따른 엣지 브라우저를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전자민원사이트 역시 엣지 브라우저에서 작동이 되지 않는다.
전자민원사이트 역시 엣지 브라우저에서 작동이 되지 않는다.
엣지브라우저로 우리은행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했다. 이 곳은 엣지브라우저를 크롬으로 인식한다.
엣지브라우저로 우리은행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했다. 이 곳은 엣지브라우저를 크롬으로 인식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를 소개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도 호환성 이슈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해외 사이트는 최신 엣지 브라우저에서 아무 제약 없이 모든 것이 작동했다.

국내 사이트와 달리 아마존 등 해외사이트는 접속과 결제 등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국내 사이트와 달리 아마존 등 해외사이트는 접속과 결제 등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아마존(미국)과 알리바바(중국), 라쿠텐(일본) 사이트는 엣지에서 원활하게 구동했다. 국내 쇼핑몰에서 되지 않는 결제도 모두 문제없이 진행된다. 웹서비스 대부분이 이미 웹 표준을 준수했고, 별도 액티브X를 이용한 보안 솔루션을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웹 표준 서비스로 전환 시급

미래부에 따르면 국내는 외국에 비해 액티브X를 아홉 배 이상 많이 이용한다. 국내외 100대 사이트 액티브X 사용수를 조사한 결과 국내는 1644개, 해외는 178개다. 국내서 사용하는 액티브X 중 66%가 전자상거래 관련 보안인증결제 기능과 관계된다. 해외는 주로 멀티미디어 기능 구현에 액티브X를 쓴다.

강성주 미래부 국장은 “국내 전자금융거래, 공공서비스는 웹브라우저에서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액티브X로 구현했다”며 “IE 의존도 심화로 다양한 OS와 브라우저, 기기로 유연한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강 국장은 “업계가 액티브X 개선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웹 표준 활용 솔루션 도입 비용과 기술이 없다”며 “정부가 지원해 이번 기회에 인터넷 이용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이용자 불편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미래부
자료:미래부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