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휴대폰과 LCD 패널의 대 일본 수출에서 6년 만에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반도체 등 부품산업 수출도 중국에 비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한국 정보통신기기산업 한·중·일 국제경쟁력 비교 및 정책제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본시장 주력 수출품목인 휴대폰, LCD 패널, 평판모니터, 시스템반도체 비교우위는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약화됐다. 6년 만인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했다.
반면에 중국은 휴대폰, LCD 패널, 노트북PC, 보조기억장치, 멀티미디어카드, 무선통신기기 부품, 광전자, 방송국용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중국 경쟁력은 휴대폰과 LCD 패널에서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휴대폰 비교우위는 2009년 5.36에서 2014년 1.65로 감소했지만 중국은 2009년 2.04에서 2014년 2.09로 증가했다. LCD 패널은 2009년 한국 18.47, 중국 3.74로 큰 격차를 보였지만 2014년 한국이 2.57로 크게 감소하고 중국이 13.4로 3.5배가량 증가했다.
일본 시장에서 중국보다 높은 비교우위를 보인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도 비교열위로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최남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통신기기, 방송기기, 정보기기 산업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격하는 속도보다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자국 기술보유 정책지원으로 기술수준을 높이면서 한·중·일 간 가공무역 중심 수직적 분업구조가 중국에 유리한 수평적 경쟁구조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동북아 생산 분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고부가가치 생산 공정에 특화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체계와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중국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사용하는 기존 분업구조에서 중간재 협력파트너로 한 단계 격상시켜 글로벌 밸류체인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정보통신기기 산업의 수출구조가 완제품에서 부품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핵심 기술개발을 강화해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수출을 촉진해야 한다”며 “유망 수출상품을 개발하는 등 자발적인 사업재편 촉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