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해외투자 확대 외환 수급 불균형 해소

[이슈분석]해외투자 확대 외환 수급 불균형 해소

정부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은 국내에 외환이 지나치게 많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1년 186억6000만달러, 2012년 508억4000만달러, 2013년 811억5000만달러, 지난해 892억2000만달러로 매년 확대 추세다. 외환 유입이 증가하는 반면에 내외 금리차, 외화자산 운용 제약 등으로 민간 외환 수요는 제한됐다. 이에 따라 외환 가치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올라 수출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우리경제 대외 부문 ‘확대 균형’을 위해서도 지속적 해외투자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유입된 외환이 민간 해외투자로 이어져 수익성 있는 대외자산이 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이 다시 경상수지 흑자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규제 해소해 해외기업 M&A 촉진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는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낮다는 평가다. 그나마 2011년 후에는 해외직접투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유형별로는 M&A형 투자보다 그린필드형(해외 투자시 기업이 스스로 부지를 확보해 공장 등을 설치하는 형태) 투자가 지속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2010년 73.5%에 달했던 그린필드형 투자는 2014년 75.9%를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늘며 신사업 개척·첨단기술 획득 등 해외투자의 긍정적 기능보다 국내 산업시설 공동화 등 부정적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기업 해외 M&A 활성화를 위해 외환거래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M&A 시 외국환거래법상 사전신고 의무를 사후보고로 전환한다. 다른 일반 해외직접투자는 일정금액 한도까지 사후보고로 전환한다. 해외투자 전용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동일계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기관의 출자제한을 완화해 해외투자를 활성화한다.

국내기업에 해외 M&A 대출을 지원한다. 외평기금 외화대출 상환 자금을 활용해 금융기관 해외 M&A 인수금융을 최대 50억달러 지원한다. 금융기관이 기업 M&A 자금을 대출하면 외평기금으로 외화자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해 외채 증가를 방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 M&A를 위해서는 장기자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민간 금융기관은 장기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고,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하는 과정에서 외채가 증가한다”며 “정부가 보유한 외화자금을 중장기 공급해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고 외채 증가를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과세 펀드, 6년 만에 부활

정부는 해외 증권투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공공부문(외환보유액, 연기금 등)에 외화자산 보유가 집중돼 상대적으로 민간의 해외투자가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투자지역·자산유형 등에 관계 없이 대부분 해외 증권투자가 환헤지를 수반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환헤지 투자는 외화를 빌려서 투자하는 것과 같아 외환수급 개선효과가 없고 외채만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과도한 환헤지 관행 개선을 유도한다.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를 한시 도입해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 환변동분을 비과세한다. 지난 2007년 도입해 2009년 종료된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매매·평가차익에만 세금을 물리지 않았다.

개인당 납입한도는 3000만원으로 정했다. 납입한도를 높이면 대책효과는 커질 수 있지만 고액 자산가 혜택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고, 지나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과세차별을 해소하고, 환변동분 비과세로 세후 환차손익 폭을 확대해 투자자 환위험 선호에 따른 투자행태 차별화를 유도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투자자가 환헤지 효과 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사전·사후 설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펀드 투자설명서는 환헤지 여부, 환헤지로 인한 손실발생 가능성 등을 개괄적으로 기술해 투자자가 환헤지 효과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보험사의 외화자산 환헤지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해외투자 가능 범위를 확대한다. 보험사의 미헤지 외화자산에 대해서도 잔존만기를 일부 인정한다. 보험사가 중국 등 신흥국 외화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가능 외화채권 범위를 확대한다. 국내 외화표시채권에 장내 외화결제를 허용하고, 거래소 상품(주식선물 등)의 외화 결제도 확대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