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공업 메카 울산시가 경기침체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수출 등 각종 지표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여 온 울산시는 최근 몇년새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
울산 3대 주력산업은 세계 경기침체에 이어 유가하락, 엔저 등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조선·해양플랜트는 저유가에 따른 국제 설비투자 부진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학산업은 저가 중국산 시장 잠식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처지다.
◇울산경제, IMF 사태·금융 위기 제외하고 ‘최악’
울산 산업 침체는 각종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에 따르면 2012~2014년 최근 3년간 수출량은 계속 하락했다. 2012년은 -4.2%, 2013년 -5.95%, 2014년 -8.9%로 감소폭도 커졌다.
올해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울산세관이 밝힌 5월 통관기준 울산 수출액은 주력수출 품목 모두 동반 하락하며 58억38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월(80억5900만달러) 대비 27.6%나 줄어든 액수다. 전달 30.7%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30% 전후 큰 감소폭을 보였고, 2010년 1월(45억3200만달러)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바꿨다.
각종 경제 지표도 암울한 상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전국 대비 울산 지역총생산(GRDP) 비중은 3년째 내리막이다. 지역 경제성장률, 기업 매출 증가율, 1인당 총생산액도 계속 줄고 있다. 1997년 IMF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이렇게 울산경제가 후퇴한 적은 없다.
◇대규모 해외투자 유치로 돌파구 모색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는 대규모 투자유치라는 칼을 빼들었다. 경기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달 22, 23일 독일 글로벌 기업 바스프(BASF)와 벨기에 솔베이그룹을 잇달아 방문했다. 바스프 방문은 울산 SKC와 바스프 간 합작 투자를 끌어내 울산에 1조원대 PO(프로필렌옥사이드)공장을 설립하기 위해서다. 바스프가 투자를 확정하면 SKC와 바스프는 오는 2017년까지 40만톤 규모 PO공장을 세운다.
또 솔베이그룹 임원진에게 기존 솔베이 울산 공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 어드밴스트(Advanced)와 SK가스 합작으로 1조600억원대 PDH(프로필렌 원료)공장을 설립한다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어드밴스트와 SK가스는 올해 합작사를 설립하고, 내년 울산 남구 10만4000㎡ 부지에 PDH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울산 석유화학 분야 우선투자 상담을 시작했다.
울산시는 바스프, 어드밴스트 합작투자 유치로 2조원 이상 직접 투자와 6억달러 이상 외국인 추가 투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직접 고용 200여명, 건설인력 연인원 고용 15만명 등 연 2조원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유치 특별보좌관 영입
울산시는 지난해 투자유치과를 신설하고, 해외 마케팅 전문가를 투자유치특별보좌관으로 영입했다. 지역 26개 관계기관 부서장으로 구성된 ‘투자유치 전략협의회’를 통해 국내외 투자와 기업 유치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는 3대 주력산업을 넘어 물류, 유통 등 비주력 서비스 분야로 투자유치 활동을 확대한다. 지난 4월 세계한인무역협회 임원진을 초청해 ‘울산 투자 및 무역 활성화 콘퍼런스’를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기현 시장은 “울산 산업이 침체를 벗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민간투자 활성화와 유망 기업 유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주력산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유치 활동에 집중하고, 이를 신성장동력산업과 비주력 분야로까지 확대해 위기 극복 돌파구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 자료 : 울산시 [전년동분기(월)비, %, %p, 명]>
<*자료 : 통계청, 수출은 ‘14.3/4~’15.1/4분기 잠정치>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