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금융포럼]인터넷전문은행 성공 위해 "은행·대기업에도 문호 열어야"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조건으로 ‘수익모델, 보안, 신뢰’ 세 가지 조건이 제시됐다. 금융권은 이를 위해 시중은행 오픈플랫폼 구축을 대안으로 꼽았다. 사금고화 차단을 전제로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대기업에도 인터넷전문은행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을 위해 정부 발표 안에서 배제됐던 은행과 대기업 참여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0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조건’을 주제로 열린 전자신문 주최 제3차 스마트금융포럼에서 참석자는 정부의 적극적 개방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석원 농협은행 부행장은 “인터넷은행이 성공하려면 수익모델, 보안, 신뢰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부행장은 한국처럼 전자금융이 잘 돼 있는 상황에서 틈새를 찾아내야 하고 과거 사고경험에서 보듯, 철저한 보안이 필요하며 개인 간 거래(P2P) 등 새로운 서비스가 정착할 신뢰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애플 ‘앱스토어’ 같은 오픈플랫폼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성 심의를 통과한 업체가 은행 고객정보 등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윤완수 웹케시 사장은 “실물과 금융 결합 시대가 왔다”며 “이런 변화에 전통은행은 금융 플랫폼 개방과 업무영역을 확장해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 은행 등 금융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사장은 “페이팔, 알리페이 등 해외 거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곳은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비슷한 유형의 플랫폼이 아니라 수많은 계좌(고객)를 보유한 기존 금융사”라며 “금융사 손발을 묶어 놓고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사뿐만 아니라 은산분리 문제도 전향적으로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정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돈 많은 대기업에 특혜 라이선스인 은행업 허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삼성이 획기적 모바일 뱅킹 사업모델을 제시해 금융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역시 은행 라이선스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기나 위법 시 지분 매각명령 등) 사금고화 방지책을 전제로 산업이 은행에 진출해 아이디어를 발현할 기회는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