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나는 이렇게 투자했다]<5> 정경인 LB인베스트먼트 부장

LB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털업계에서도 ‘큰손’으로 꼽힌다.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LG창업투자로 출발해 현재는 한국과 중국 벤처 투자와 중대형 기업을 투자하는 메이저 VC다. 지난 2010년에는 투자했던 아이덴티티게임즈가 중국 샨다에 매각되면서 짧은 시간에 세 배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정경인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 부장
정경인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 부장

정경인 LB인베스트먼트 부장은 2010년에 입사해 게임을 비롯해 모바일, IT 분야 전문 투자심사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 부장은 네오위즈 대작 온라인게임 ‘블레스’ 프로젝트를 비롯해 네시삼십삼분 등에 투자를 주도했다. LB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에서 게임투자 비중이 크지 않다고 해도 전체를 합치면 총 400억원에 이른다.

정 부장이 네시삼십삼분에 투자를 할 당시 회사는 신생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로 모바일 게임 ‘활’을 시장에 공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정 부장은 공대를 나와 국내외 기업 연구소에서 연구원과 제품 마케팅 관리 및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한 만큼 기업과 소통하는 데도 능숙하다. 정 부장은 “투자를 할 때는 시장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는 회사 구성원 면모를 본다”며 “초기 투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게임 콘텐츠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투자를 주도한 회사 중에는 웹게임 전문 회사인 엔터메이트가 올해 상장을 계획 중이다.

정 부장은 “게임 시장이 예상보다 더욱 빨리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작 PC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모으던 시절에는 당해나 내년에 출시될 게임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졌다. 그러나 스마트폰 등장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 변화 속도는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는 ‘애니팡’ 신화를 탄생시켰던 카카오톡의 게임플랫폼으로서 기능이 약화된 최근 상황을 예로 들었다.

게임시장에서는 모바일 게임사 데브시스터즈가 자본금 100억원의 창투사를 설립하고, 대형 퍼블리셔도 중소 개발사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정 부장은 “시장 상황이 판단하기 어려워지면서 개발사-퍼블리셔 간 연합형태가 강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격변하는 시장 변화는 오랫동안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자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것이 정 부장 생각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숙할수록 과거 PC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질 높은 게임을 제작하던 전문개발사 필요성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LB인베스트먼트가 코코모, 패스파인더에이트, 팩토리얼게임즈 등에 투자한 이유다.

정 부장은 “국내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서머너즈 워’처럼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바라보면 아직 가능성이 많다”며 “세계에서 네트워크 기반 롤플레잉게임(RPG)을 가장 잘 만드는 역량을 가진 나라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