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메르세데스-벤츠 CLS 250 블루텍 4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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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처럼 복잡하다. 복잡하고 긴 이름으로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 어렵지만 차분히 살펴보면 차 특성이 고스란히 나온다. CLS는 모델명, 250은 등급 정도로 보면 된다. CLS 모델 중 250 등급이라는 뜻이다. 블루텍은 벤츠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는 뜻, 4매틱은 4륜구동이라는 뜻이다. 정리하면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CLS 차종 하위 모델이고 4륜구동으로 굴러간다는 얘기다. 매력과 특성을 하나씩 뜯어봤다.

유려한 디자인이 첫 눈에 들어온다. 차체가 낮고 곡선이 강조됐다. 긴 보닛이 곡선으로 이어지다 뒤쪽에서 뚝 떨어진다.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던 날렵한 디자인이다. 그런데 문짝은 4개다. 이른바 ‘4도어 쿠페’다. 지금은 다소 흔해졌지만 4도어 쿠페 원조는 CLS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004년 첫 선을 보이며 개척한 차급이다.

원조의 품격은 2세대 부분변경을 거쳐도 여전했다. 어느 곳에서든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쿠페 디자인을 적극 반영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젊고 역동적인 윤곽선과 달리 그릴이나 램프 같은 세부 디자인에서는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넓고 긴 차체도 중후함을 더한다. 옆선 주름도 매력 포인트다. 20~30대는 물론이고 40~50대가 타도 품격을 해치지 않는다.

겉과 속이 같다. 주행 특성은 ‘부드럽게 강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제원 상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51.0㎏·m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출력이지만 디젤 엔진 특유 강한 토크가 일품이다. 1600~1800rpm이라는 비교적 낮은 엔진 회전영역에서 최대 토크가 나온다. 밟는대로 나가지만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낮은 차체와 적당히 무거운 핸들감도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더한다. 4륜구동이기 때문에 어떤 노면에서든 안정적인 등판과 추진력을 보여준다.

디젤 엔진을 달았지만 정숙하다. 시내 주행에서도 탈탈 거리는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오토 스톱&스타트 시스템으로 정차 후 출발 시마다 시동이 다시 걸리지만 그조차 정숙했다. 동승자가 “정말 디젤차냐”고 되물었다. 고속 주행 시 올라오는 노면음만 제외하면 풍절음도 거의 없다. 영락 없는 고급차다.

운전도 이 정도면 편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차지하는 기어박스는 치웠다. 운전대 옆 레버로 기어를 조작한다. 공간 활용도를 높인 것은 물론이고 조작 편의성도 잡았다. 육중한 차체지만 코너링 성능이 탁월해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시야를 제공하는 어라운드뷰모니터링(AVM)은 주차 시 편리하다.

뒷좌석 공간 배치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다. 가운데 좌석을 아예 뺐다. 모호한 5인승보다 확실한 4인승을 택했다. 양쪽 좌석 사이는 팔걸이와 수납 공간으로 채웠다. 4륜구동 차량은 보통 구동축 배치 때문에 뒷좌석 가운데 바닥이 볼록 튀어나온다. 5인승을 맞추기 위해 그대로 뒀다면 공간 활용을 저해하는 요소다. 차체가 낮아 헤드룸은 적은 편이지만 양 옆으로 몸을 움직이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무릎 공간도 넉넉하다.

트렁크는 반전이 있다. 미끈한 몸매만 보면 좁을 것 같지만 뚜껑을 열면 말 그대로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뒷좌석 쪽으로 깊게 형성된 공간이 있다. 장거리 여행 짐을 모두 실어도 충분할 정도다.

최근 높은 연비 때문에 디젤 승용 인기가 높다. CLS 250도 괜찮은 효율성을 갖췄지만 ‘괴물 연비’까지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리터당 공인 복합연비는 14.3㎞. 고속도로와 시내 구간을 골고루 다녀 실제 측정한 연비는 12㎞를 밑돌았다. 8500만원이라는 차값을 부담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는 충분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LS 250 블루텍 4매틱 주요제원〉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